지난 3일 터키 총선에서 의석 60%이상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둔 이슬람계 정의발전당(AK)의 레셉 타입 에르도간 당수는 4일 AK에 붙여진 이슬람 정당이란 딱지를 거부하고 AK가 이슬람 원리주의적 비밀 협의사항을 단 한건도 숨기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슬람 소요사태로 유죄판결을 받은 전력때문에 총리가 될 수 없는 에르도간 당수는 3일의 총선 결과가 AK를 터키 중도우파의 "진정한 정당"이란 지위를 안겨줬다고 주장하면서 그같이 말했다. 터키의 전통적 중도우파 정당들은 이번 총선에서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에르도간 당수는 "우리는 당 강령을 통해 AK가 ‘이슬람의 축’을 가진 정당이 아님을 천명하고 있으며 앞으로 수일내로 우리가 감행할 일들이 이를 분명히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AK의 최우선 과제는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 노력을 진전시키는 것이며 AK 지도자들이 곧 EU 회원국들을 순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AK는 친(親)이슬람 활동으로 불법화된 도덕당의 온건 당원들에 의해 작년에 창설됐으며 에르도간을 위시한 이들은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 자신들이 보수적 중도우파로 돌아섰다고 말해왔다. 사실상 AK는 주류 중도우파 정당들의 강령과 유사한 강령을 채택하고 있으며 창당이래 이슬람 냄새를 풍기는 발언을 삼가해왔다. 오즈구르 울긴 AK 대변인은 당 지도부가 5일이나 6일쯤 회합을 갖고 총선결과와 당의 진로를 협의할 것으로 보이나 "차기총리 선정문제에 대한 결정은 아마도 내주에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방 지도자들은 이날 터키를 여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노선으로 급선회시키지 않겠다는 AK의 다짐에 안심한듯 보였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AK의 승리후 발표한 성명에 "매우 고무됐다"면서 그러나 "터키총선에 누가 이겼어야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우리는 터키 국민이 뽑은 어떤 정부와도 함께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터키계 이민들을 받아들인 독일 정부도 "첫 신호들을 호의적으로 보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EU 집행위원회는 터키가 EU 가입 노력을 계속 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앞으로 진전상황을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앙카라 AP.AFP=연합뉴스) hc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