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의 군 수뇌부가 지난 2000년 11월30일 영국 런던국방부 본부에서 만나 실명을 초래하는 레이저 무기나 인체 피부를 파괴하는 마이크로파 발생장치 등 이른바 `비살상무기' 개발에 대한 비밀회담을 가졌다고 영국 주간지 옵서버 인터넷판이 3일 보도했다. 미 정보자유법(FOIA)에 따라 입수된 문서에 따르면 당시 회담에서 언급된 무기들은 ▲적을 실명 또는 기절시킬 수 있는 레이저 무기 ▲마치 전자레인지 속의 음식을 조리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인체 피부내 수분을 가열시키는 고출력 마이크로파발생장치 등이 포함돼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비밀회담은 전투현장에서의 무기사용과 이 무기들이 목표한 적대국을 상대로한 경제제재를 뒷받침할 수 있는지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특히 이런 신기술을 적대국 테러분자 등에게 `유인수단'으로 사용했을 때 얻을이점 등도 협의됐다. 마이크로파 발생장치는 `인간 무능력기'(people zapper)라는 별칭으로 알려져있다. 양국은 또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 인질극에서 사용된 것과 유사한 가스 무기의개발도 논의했다. 회담에 참석한 영국측 인사에는 제레미 블랙햄 해군 중장과 포튼 다운에서 비살상무기 연구계획을 주관한 마틴 허바드 박사가 포함돼 있으며, 미국측에는 유럽지역미 해병대 부사령관인 바이스 소장과 유럽지역 미군 사령부 본부 부사령관 리처드질머 준장이 참석했다. 이 사실이 전해지자 영국 야당과 의원들은 전체 문서의 공개와 함께 영국이 비살상무기의 개발계획에 관여했는 지 밝힐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멘지스 캠벨 자유민주당 외교담당 대변인은 정부측에 명확한 해명을 촉구하면서"이 보고서는 심각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만일 영국과 미국이 현존하는 국제무기협약의 허점을 찾고 있다면 우리의 신뢰도는 심각하게 손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 입수된 문서는 미군이 개발하고 있는 새로운 무기계획의 전체적인그림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인간 무능력기' 등은 피해자들로부터 법적인 항의의 소지를 안고 있음을 미국측이 당시 회담에서도 인정한 것으로나타나 있다. (서울=연합뉴스)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