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모범적인 환경운동을 벌여온 것으로 평가받는 독일 환경단체들의 재정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1일 도이체 벨레 방송에 따르면 환경.소비자 전문 주간지인 `외코테스트'는 최신호에서 독일 환경운동 단체 가운데 상당수가 관료주의적이며, 재정운영이 투명치못하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조사방법 자체가 잘못된 `엉터리'라면서 발끈하고 있다. 외코테스트는 단체들이 받은 "기부금이 관료주의의 늪 속에 빠지고 있으며 `고도의 창조적'인 장부정리 방식에 의해 숫자들이 왜곡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부금사용 내역과 환경친화 정책을 유도하는 이른바 `환경로비' 효과에 대해서도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독일 1, 2위의 환경 단체인 분트(BUND)와 나부(NABU)의 경우 "정당과 유사한 구조를 채택하고, 기부금과 회비의 상당액을 상근자들의 급여 지출에 사용하고있다"고 비판했다. 예컨대 분트의 경우 연간 예산의 38% 만 캠페인 등 실제 사업에사용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단체는 기부금 사용 내역을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고 잡지는 주장했다. 외코테스트 측은 각 단체의 기부금 및 회비, 실제 환경 사업에 사용된 액수, 기부금이 실제 어디에 사용됐는지를 기부자들이 알수 있는지 여부 등을 단체로부터 제공받은 연간 보고서와 재무재표 및 추가 자료 등을 이용해 점검했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잡지사 측이 요구한 추가 자료 제출을 거부한 경우 바로 투명성이 부족한 것으로 판정됐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연간 보고서 제출을 거부한 한 단체의 경우 "우리는 자체 웹사이트에 기부금 상황을 공개하며, 보고서를 별도 인쇄물로 펴내지 않는다“면서 회원들은 언제든지 자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조사 대상 19개 단체의 조직 구성 방식과 규모의 차이점 때문에 단순 비교할 수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분트 같은 단체는 전국, 주, 지방자치별로 조직이 나뉘어있으며, 지역별로 사업비를 편성, 집행하기 때문에 중앙조직 장부에는 전국적인 통계가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트 측은 그러나 그린피스의 경우 실제 캠페인 비용지출 비중은 적은데도 조직이 중앙집중적어서 사업비 비중이 높게 보이고 상대적으로 더 투명한 것을호 보인다고 반박했다. 한편 최대 환경 단체인 나부는 이번 조사결과에 문제점이 많지만 "기본적으로는좋은 착상" 이라면서 "그러나 향후에는 환경단체들과 공동으로 조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