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는 최근 제마 이슬라미야(JI)의정신적 지도자 아부 바카르 바시르와 접촉했다는 등의 이유로 호주 거주 자국민들이경찰과 정보기관에 잇따라 연행된데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외무부의 마르티 나탈레가와 대변인은 지난 달 31일 자카르타 주재호주 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기본적인 외교적 관행이 호주 정부에 의해 지켜지지 않은 이유를 질문했다고 현지 언론이 1일 보도했다. 호주 경찰 및 정보기관이 최근 인도네시아인들을 강제 연행하기 전에 외교 경로를 통해 이를 인도네시아 정부에 통보하는 것이 외교적 관례였음에도 불구, 아무런사전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데 대해 해명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나탈레가와 대변인은 "발리 테러 조사에서 형성된 두 나라 사이의 훌륭한 관계가 인도네시아인 강제 연행 사건으로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 범죄 입증 전 무죄추정의 원칙과 시민권을 존중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는 무모한 행위를 인내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인도네시아인들이 지난 90-99년에 호주를 11차례나 방문한 바시르의 강연을 듣거나 그에게 점심 식사를 제공했다는 이유만으로 동조자로 지목돼 가택 압수수색을당하고 강제 연행된 사건이 재발될 경우 묵과할 수 없음을 경고한 것이다. 그는 또 대 테러전 수행을 위해 인도네시아에 군대를 파견하고 ASIO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겠다는 호주 정부의 최근 제의는 양국 관계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며 수용 가능성을 일축했다. 함자 하즈 부통령도 "호주 정부가 두 나라 관계의 불필요한 결과를 막기 위해서는 인도네시아인들에 대해 어떤 법적 조치를 취할 때 우리와 대화하고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남부 술라웨시 주도 마카사르에서는 지난 달 31일 이슬람교도 10여명이 자국민들이 당한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호주인들에게 보복할 것을 결의, 호텔등을 돌며 호주인 색출에 나섰다. 호주 뉴 사우스 웨일스(州) 이슬람협의회의 가브로 엘가피 회장은 "경찰과 정보기관의 급습으로 체포된 무고한 사람들이 손상된 명예를 회복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호주는 경찰국가나 독재국가로 변하지 말아야 한다"고 성토했다. 한편 호주 정보당국은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 호주인들에 대한 추가 테러가능성이 높다며 강도높은 대테러전 수행 의지를 천명하고 있어 양국 간 긴장 관계는 더욱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