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이 발발할 경우 1991년 걸프전과는 다른 양상의 전투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미군이 시가전에 대비한 훈련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31일 보도했다. 이라크 고위 관리들은 미군을 바그다드로 유인해 시가전을 벌일 것이라고 이미 경고한 바 있다. 걸프전 당시 사막에서 첨단무기와 공군력의 지원을 받은 미군을 맞아 무참히 패배한 경험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 1994년 체첸 수도 그로즈니 침공 당시 러시아 군이 체첸 반군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혔던 것처럼 이라크군이 사담 후세인 대통령을 끝까지 사수하려고 한다면 미군은 막대한 희생을 치르게 될 것이다. 후세인의 정예 공화국 수비대와의 전투조차도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 미국 국방부 관리이자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인 앤서니 H. 코즈먼은 시가전을 벌인다면 미군의 희생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육군의 시가전 교본은 "모든 방은 새로운 전쟁터"라면서 "가능한 도시를 피하고 그럴수 없으면 적군의 지역을 피해라.그것도 안되면 건물에 들어가지 말라"고조언하고 있다. 인명피해 이외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야 하는 것도 시가전의 난제로 꼽히고 있다. 한 예로 미국 시카고 도시 한 곳을 장악하기 위해 해병대 전 병력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바그다드 크기의 도시에서 전투를 벌일 경우 공격목표물을 포착하기 어려울뿐만 아니라 사방에 둘러싸인 적들과 마주해야만 한다. 미국 국방부 전문가들은 바그다드와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키기 위해서는 우선바그다드를 차단하고 민간인들과 항복한 병사들의 탈출로를 제공해야 하며 주요 시설들을 공격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황윤정기자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