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이라크 결의안 논의가 큰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30일 결의안과 관련, 미국이 유엔에 의해 "손이 묶이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파월 장관은 이날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과 회담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한시라도 국가와 국민을 보호할 헌법적 의무에 따라 국가이익을 위해 행동할 능력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프랑스 등이 미국의 새 이라크 결의안에 반대하고 있는 유엔안보리에 미국이 구속되지 않을 것임을 강경한 어조로 천명했다. 파월 장관은 또 미국은 유엔 무기사찰단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으로부터의 저항을 받자마자 기꺼이 유엔 안보리에서 이를 논의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라크 사찰 거부에 대한 안보리 추후 논의 과정 중 어느 시점에서도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이라크에 대한 무력사용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는 이 결의안에 제안할 아무 것도 없고, 나아가 미국 대통령이 스스로 꼭 해야만 한다고 느끼는 일을 함에 있어 그의 손을 묶는 것을 용인하게 하는 어떤 것도 결의안에서 발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담당 보좌관도 유엔 안보리가 무슨 결정을 내리든지 이로부터 "우리가 손이 묶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이날 언론 회견에서 후세인 대통령이 새 유엔 결의안에 따르지 않으면 미국은 "행동을 취할 결심"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월 장관과 라이스 보좌관의 이같은 발언은 새 결의안에 따른 유엔 무기사찰단의 사찰에 또다시 이라크가 협조하지 않을 경우, 안보리가 다시 모여 대응방안을 논의는 할 수 있으나, 미국은 이 논의에 크게 개의치 않고 독자적으로 대(對) 이라크군사공격에 나설 수 있음을 다른 안보리 상임 이사국에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의안 협상과 관련, 파월 장관은 "모든 당사자들이 조금 더 협상 노력을 기울이고 미국을 어떻게든 수갑채우지 않는다면 우리 우방들의 이익을 모두 충족시키는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협상 타결의 희망을 내비쳤다. 그러나 파월 장관은 한 라디오 방송과의 회견에서 현재로서는 "내주 후반 쯤 "결의안 협상이 마무될 것으로 전망, 결의안 타협이 내주 초까지 끝날 것이라는 최근의 발언을 수정했다. 파월 장관은 또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고 "베네룩스 국가들 중 상당수"가미국을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앞서 파월 장관은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외무,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외무,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등과 연쇄적으로 전화통화를 갖고 이라크 결의안에 관해 집중 논의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