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부터 이라크 관련 결의안을 토의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8일 이라크 무기사찰을 지휘하게 될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ㆍ검증ㆍ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협의를 계속했다. 결의안에 담겨질 몇몇 핵심 문구에 대해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은 여전히 대립을보이고 있으나 미국은 "시간이 없다"면서 안보리의 신속한 결정을 촉구했으며 이번주말에는 표결에 들어갈 뜻을 내비치고 있다. 블릭스 위원장은 안보리 회의 참석 후 한 기자회견에서 이라크가 무기사찰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직면하게될 "결과"에 대한 경고가 새 결의안에 담겨져야 하느냐는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블릭스 위원장은 "이라크가 협조하지 않거나 유엔 결의를 위반할 경우 안보리의 대응에 직면하게 되리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블릭스 위원장과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안보리 상임이사국들간에 논란이 되는 "중대한 위반" 또는 "심각한 결과" 등의 문구에 대해서는 논평하기를 회피하면서 "우리의 임무는 안보리에 보고하는 것이며 결정은 안보리와 이사국들이 내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임스 커닝햄 유엔주재 미국대표부 차석대사는 "우리는 최선의 방법으로 같은목표를 성취하는 방법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안보리 이사국들의 견해를 구하고있으며 앞으로도 이같은 일을 계속하겠다"고 말해 이견 해소를 위한 협의를 계속 벌여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레미 그린스톡 유엔주재 영국대사도 "우리가 들은 것들을 소화해내기 위해서는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린스톡 대사는 "가능하면 이번 주에 표결을 하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정해진 일정에 따르기보다는 합의여부에 달려 있다"고 밝혀표결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그러나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와는 달리 "유엔은 이미 충분히 협의했다. 이제는 표결을 해야 할 때"라면서 안보리의 신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유엔을 어리석게 보이도록 만드는 사람"이라고 비난하고 "미국의 메시지는 유엔이 그를 무장해제하지않을 경우 미국이 동맹군을 이끌고 무장해제하겠다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번주 내 표결을 희망하는 미국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의 협조 거부시 미국의 자동적인 군사개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결의안 문구에 반대해온 프랑스와 러시아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는 미국이 안보리 회의를 통해 다시 수정된 결의안 초안을 제출한다는 사실을 언론에 흘리는 한편 도미니크 드 빌팽 외무장관의 언론 회견을 통해 이라크 문제를 둘러싼 이견 해소를 위해 안보리 상임이사국 외무장관 회담을 제의했다. 그러나 다른 상임이사국 외교관들은 안보리 내에서 결의안에 관해 공감대가 형성되기 전에 외무장관들이 회담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