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휩쓴 베스트셀러 '해리 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마법사 니콜라스 플라멜은 14세기부터 15세기에 걸쳐 실제로 파리에 살았던 인물이며 그의 집은 지금도 건재한 채 식당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이 27일 파리발로 보도했다. 파리시내 몽모랑시가(街) 51번지에 위치한 어둡고 낡은 석조건물은 관광안내서에도 나와 있지 않은 식당이지만 1407년에 지어져 "파리에서 가장 오래 된 집"으로공인된 곳이며 상호도 옛 주인의 이름을 딴 `오베르주 니콜라스 플라멜'이다. 그러나 늦게까지 문을 열고 푸짐한 음식과 진귀한 포도주를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식당 주인 나탄 에르크베르는 600년 전 이 집 주인이었던 연금술사 니콜라스 플라멜과 페르넬 플라멜 부부에 대해 굳이 선전하려 들지 않는다. 식당 안에는 그저 이 건물이 `역사적 기념물'이라는 파리시(市)의 동판이 걸려있을 뿐, 마법모자도, 빗자루도, 이상한 맛이 나는 젤리 콩도 없다. `해리 포터' 영화 2탄의 개봉을 앞두고 프랑스 TV들이 작가 J.K.롤링스에 관해연일 보도하고 그에 관한 BBC 방송의 다큐멘터리까지 프랑스 전역에서 방영되는 등법석을 떨고 있는데도 이처럼 조용한 데 대한 에르크베르의 설명은 "플래닛 할리우드(미국식 대형식당)가 되고 싶지는 않다. 단지 역사의 한 조각을 보존하는 것이 우리의 희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집의 옛 주인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에르크베르의 눈은 빛난다. 소설 `해리 포터' 속의 니콜라스 플라멜은 668세의 아내 페르넬과 같이 살고 있는 665세의 마법사로 평범한 쇳조각을 순금으로 만드는 능력을 가졌으며 마시는 사람을 불멸의 존재로 만드는 불사약을 만든다. 실제 니콜라스 플라멜은 프랑스 퐁투아에서 1330년경에 태어났으며 책장사와 대서업으로 큰 돈을 모으자 몽모랑시가의 집을 사들여 빈민구호소를 열었다. 돈 없는나그네들은 죄를 참회하는 뜻에서 주기도문이나 성모송을 외면 이 집에서 무료로 하룻밤을 묵어갈 수 있었다. 플라멜은 또한 연금술 연구에 빠져 평생동안 금속을 금으로 바꾸는 돌과 영생을 얻게 하는 영약 개발에 매달렸다. 어느날 천사가 그에게 나타나 신비로운 책이 그에게 주어질 것이라고 예언한 뒤 실제로 낯선 사람이 그에게"유대사람 아브라함의 책"이란 고서를 주었으며 플라멜 부부는 이 책을 해독하는데21년을 바쳤다. 플라멜은 1382년 일기에 "쓸모없는 납을 순금으로 바꾸었다"는 기록을 남겼으며역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1418년 죽을 때까지 연금술에 관한 저술을 계속했다. 작가 롤링은 그의 책에서 역사 속의 실제 인물들을 자주 등장시키고 있는데 주인공 해리 포터가 파리의 이 집에 온다 해도 조금도 어색할 것이 없을 정도이다. `오베르주 니콜라스 플라멜' 식당의 메뉴에는 `로크포르 크림을 곁들인 아보카도 퓨레' `7시간 구운 양고기와 푸아그라' `포트 와인에 담근 카라멜 프리터' 등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식단에 어울릴만한 음식들이 나열돼 있다. 식당 주인 나탄 에르크베르는 자기가 이 집을 인수하게 된 것은 운명이라고 믿고 있다. 이 집의 외벽에는 니콜라스 플라멜의 이니셜을 따 `NF'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오랜 세월동안 돌이 마모되면서 자기 이름의 이니셜과 같은 `NH'로 바뀌었다는것이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