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불패(不敗)신화'가 부활했다. 고이즈미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은 27일 동시에 치러진 7개 지역 중.참의원보궐선거 가운데 5곳에서 승리했다. 지난 4월 집권 1년과 맞물려 `중간평가'의 형태로 치러진 이른바 `트리플 보선'에서 자민당이 1승 2패를 기록한 부진을 떨쳐버린 것이다. 이는 지난해 국정선거인 참의원 선거 압승, 도쿄도 의원 선거 승리로 이어졌던고이즈미 총리의 선거 불패신화가 화려하게 부활했음을 의미하는 신호이다. 이번 선거는 부실채권의 조속한 처리를 둘러싸고 닛케이 주가가 8,000선 붕괴위기로까지 내몰리는 사태가 벌어지고, 납치생존자 5명의 일시귀국으로 북.일 수교협상에 험로가 예상되는 등 고이즈미 총리의 내치 및 외교가 시험대에 올랐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자민당이 확실한 우세승을 거둠으로써 고이즈미 총리는 경제운용과 외교정책에서 재신임을 받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멕시코에 머물고 있는 고이즈미 총리도 선거결과를 접하고 "앞으로도 내정과 외교에 신념을 갖고 임하겠다"며 개혁작업 및 북.일 수교교섭의 지속적인 추진방침을시사했다. 야마사키 다쿠(山崎拓) 자민당 간사장도 "이번 선거결과는 북.일 정상회담을 결행하고, 구조개혁을 추진한 고이즈미 정권에 대한 평가"라고 해석했다. 반면 제1야당인 민주당은 1석을 건지는데 그침으로써 지난 9월 재신임을 받았던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에 대한 인책론이 불거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선거를 불과 사흘 앞두고 자당 소속 의원이 우익단체 간부에 의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나, 이를 `동정표'로 연결하는데도 실패했다. 한편 이번 선거는 비서관 급여착복 등 금전문제로 퇴진한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쓰지모토 기요미, 이노우에 유타카 전 의원이 물러난자리에 새로운 의원을 뽑는 선거였으나, 금전문제가 선거쟁점으로는 제대로 다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다나카 마키코 전 의원의 지역구인 니가타(新潟)에서는 자민당 후보의 당선이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으나, 예상을 깨고 자민당 추천후보가 박빙의 승리를 거둬 눈길을 끌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보선 투표율이 지바에서 24.14%에 그치는 등 역대 선거에서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여 전체적으로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과 무관심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언론들은 분석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