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이즈미 내각에서 요직을 두 개나 보유하며 은행 불량채권 해결사로 주목받아 온 다케나카 헤이조 금융·경제재정상이 금융개혁에 착수한 지 한달도 못돼 고립무원의 신세로 전락했다. 일본의 7대 은행총수들은 지난 주말 "다케나카 금융·경제재정상의 은행부실채권 대책이 은행의 국유화를 전제로 한 자유주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위"라며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정부관료에 대한 은행총수들의 집단행동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자민당의 실력자인 아오키 미치오 참의원 간사장도 "다케나카 처방으로 증시가 붕괴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비판했다. 야당측은 한술 더 떠 민주 자유 등 4당이 문책결의안을 국회에 제출,그를 궁지로 몰아 넣었다. 정치권과 은행의 다케나카 공세가 장기화될 경우 불량채권대책의 밑그림이 달라질 수도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