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시를 통해 자신의 심중을 드러내온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 또 다시 당시(唐詩)를 읊어 그가 전달하고자 했던진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을 방문중인 장 주석은 이날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환영 만찬에서 당대의 명시인 이백(李白)이 창(長)강 싼샤(三峽)를 찬미한 시를 읊었다. 장 주석은 특히 `양쪽 강기슭에 원숭이 울음소리 그치지 않는데 일엽편주는 이미 첩첩산중을 지나고 있구나(兩岸猿聲啼不住, 扁舟已過萬重山)'라는 구절에서는 갑자기 힘을 주어 읊었다. 표면상으로 양안의 원숭이 울음소리는 미국과 중국 양국의 산적한 현안을 비유하는 것이며 일엽편주는 양국의 현안 해결을 위해 미국을 찾은 자신의 처지를 표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장 주석이 다음달 8일 개막하는 중국 공산당 제16기 전국대표대회(16大)에서 권력 이양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 구절은 퇴진을 앞둔 그의 심경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이 구절은 장 주석의 유임이나 퇴진을 요구하는 세력들의 울음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본인은 권력에 연연해 하지 않고 완전 퇴진(全退)할 것이라는 심경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