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영전문지 포브스가 뽑은 중국 1백대 부호명단에서 양빈 어우야그룹 회장 겸 신의주특구 행정장관이 탈락했다. 포브스 최신호(11월11일자)는 양빈이 탈세혐의로 이달초 중국 당국에 체포됐으며,그의 자산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얻을 수 없어 1백대 갑부명단에서 제외시켰다고 발표했다. 양빈은 지난해 재산규모 9억달러로 2위에 올랐다. 이와 관련,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갑부들이 부호리스트에 올라가면 양빈처럼 당국의 집중적인 조사를 받게 돼 재산공개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30∼40대 신흥 갑부들 대거 부상=중국 부호 중 상당수는 부동산 열풍을 타고 큰 돈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30∼40대 신흥 갑부들이 대거 부상한 것도 특징이다. 포브스는 정부 지원을 받는 투자기관인 시틱퍼시픽의 래리융(60)을 중국 최고 갑부로 선정했다. 재산은 8억5천만달러.그는 공산당에 재정적으로 크게 기여해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자인 쑤롱마오(7억8천만달러)는 2위를 차지했다. 최근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알려진 홍콩의 초호화판 빌라 '제네시스'를 구입,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중국 최고의 여성 갑부 첸리화(5억6천만달러)는 5위에 올랐다. 가구수리업으로 출발한 그녀는 홍콩에 국제무역회사를 세운 후 베이징으로 돌아와 부동산 개발로 많은 돈을 벌었다. 포브스는 "새롭게 1백대 갑부에 오른 중국인 가운데 상당수가 외부사회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며 "갑부 중에는 정치적 지위를 가진 사람도 많다"고 분석했다. ◆중국갑부들,재산공개 꺼려=중국의 1백대 갑부를 조사하던 포브스의 루퍼트 후지워프 편집자는 최근 "내 재산이 5천만달러 미만으로 기준에 미달하니 리스트에서 빼달라"는 팩스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 갑부는 그러나 한참 뒤 "나의 정확한 재산은 1억달러이며 지방정부가 허락했으니 리스트에 올려도 괜찮다"고 다시 팩스를 보내왔다는 것이다. 이처럼 중국 갑부들이 재산공개를 꺼리는 이유는 중국 정부의 '자본가 길들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당국에 협조하는 자본가에 대해서는 공산당 가입을 허용하는 등 우대하지만 미운 털이 박힌 사업가에 대해서는 재산몰수 등 철퇴를 내린다. 8억4천만달러의 재산으로 지난해 3위에 올랐던 양룽 브릴리언스차이나 회장은 경제사범으로 지목돼 지난 5월 미국으로 도피했으며,그의 자산은 랴오닝성 당국에 의해 압류될 처지에 몰렸다. 45위의 부호였던 인기 여배우 류샤오칭도 지난 7월 탈세혐의로 구속됐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