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당국은 24일 오후 모스크바 남부 `돔 꿀뜨르이(문화의 집)'에서 인질을 잡고 대치중인 체첸 무장 괴한들과 대화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 당국자는 "유명 가수 겸 국가두마(하원) 의원인 이오시프 코브존과 국제적십자사 대표 2명이 이날 오후 1시 15분께 대화를 위해 극장 안으로 들어갔다"면서 "대표단 입장시 영국 일간지 `선데이 타임스'의 마크 프란케티 특파원도 동행했다"고말했다. 그는 "코브존 의원과 국제적십자사 대표들은 인질범들의 구체적 요구 조건을 청취할 예정"이라며 "조만간 본격적 대화를 위한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질범들은 대화 시작 직후 영국인 1명과 러시아인 4명을 석방했다. 석방된 러시아인은 어머니 1명과 3명의 자녀들이다. 인질범들은 또 국가두마 의원들이 인질을 자처해 극장에 들어올 경우 의원 1명당 10명씩의 인질을 풀어주겠다고 약속했다. 괴한들은 그러나 자신들의 요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매시간 10명의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인질극 현장을 지키고 있는 경찰의 한 관계자는 "괴한들은 현재 매우 흥분해 있는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