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극장에 난입, 최대 1천명의 인질을 억류중인 체첸반군들은 24일 극장 진입을 시도하던 경찰 1명을 사살하고 7일 안에 러시아가 체첸에서 철수하지 않을 경우 극장을 폭파시킬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체첸반군들은 이날 "러시아는 7일 안에 체첸에서의 군사작전을 중단하고 병력철수를 개시하라"고 요구하고 만약 기한내에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인질들과 함께 극장건물을 폭파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군들은 또 이날 오전 6시(한국시간 오전11시)께 술에 취한 척하며 극장진입을 시도하던 경찰관 1명에 총격을 가해 사살한 데 이어 오전 9시15분쯤에는 커다란 폭발음이 들려 추가적인 인명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체첸반군들의 인질극과 관련, 독일과 오스트리아 대사를 포함한 일부 국가 외교관들이 사건현장 인근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사건의 파문이 크게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타르-타스통신은 오스트리아 및 독일 대사들이 인질사건 현장의 부근에 있던 일부 외교관들과 함께 있었다고 전하면서 극장안의 인질들중에는 미국인 1명과 호주, 오스트리아, 영국, 네덜란드, 독일인들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이번 사태와 관련, 모스크바 극장에서 400m떨어진 지점에 탱크를 배치하고, 경찰과 내무부 산하 병력 및 특수부대 병력을 동원, 극장건물을 포위하는 등긴박한 상황전개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한편 극장에서 풀려난 인질들은 모스크바 에코 라디오 방송과의 회견에서 40-50명 가량의 반군들이 폭발물을 몸에 두르고 자동화기와 수류탄으로 무장하고 있다면서 거의 모든 건물 주변에 폭발물이 매설돼있다고 전했다. 극장안에 갇혀있는 한 인질은 휴대전화를 통해 이 라디오 방송에 전화를 걸어 풀려난 인질은 경찰이 당초 밝힌 150명보다 적다면서 현재 극장에 있는 인질은 1천명을 넘는다고 말했다. 체첸반군 웹사이트인 '카프카스'는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체첸반군의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극장에 억류중인 외국인 인질 30명 가량을 추가 석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야 노보스티 통신은 이와 관련, 체첸 반군들이 적십자 및 '국경없는 의사회'(MSF)의 대표들과 논의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4일로 예정된 독일과 포르투갈 방문을 즉각 취소했지만, 이번 주말 멕시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여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모스크바 AP.AFP.이타르-타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