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23일 미국이 새로 제출한 `대(對)이라크 결의안 수정본'의 비현실적 요구 조건이 제거되면 채택에 동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유리 페도토프 외무차관은 모스크바를 방문중인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과 회담 뒤 "우리는 협상 과정에서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결의안을 채택할 것으로믿는다"며 이같이 암시했다. 그는 그러나 "현 결의안 수정본은 러시아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새 결의안은 무기 사찰단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어야지, 비현실적이고 실현 불가능한 요구 조건을 강요하는 것이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페도토프 차관과 블릭스 단장은 이날 회담에서 ▲미국의 새 이라크 결의안 수정본과 ▲유엔 무기 사찰단 복귀 시점 등 이라크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고 언론이 전했다. 미국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 소재 유엔본부에서 보다 강력한 대 이라크 제재 조치들을 담은 이라크 결의안 수정본을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 대사들에 배포했다. 한편 미하일 보그다노프 외무부 중동.아프리카 국장은 이날 앞서 "새 결의안 수정본은 실질적으로 자동적 무력 사용을 배제하고 있지만, 다른 일부에서는 이라크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는 등 서로 상충되는 면을 갖고 있다"고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