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는 23일 미국에 의해 유엔 안정보장이사회에 제출된 새 결의안이 `전쟁 선포'와 다름없다고 맹비난했다. 하메드 유세프 하마디 이라크 문화장관은 이날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아랍 문화장관 회의에 참석해 "적나라한 공격성을 담은 이 결의안은 우리를 겨냥한 전쟁 선언"이라며 "조지 W.부시 대통령은 유엔을 공격의 도구로 이용하려 하지만 유엔은 그가조종하는 게임에 놀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마디 장관의 발언은 미국의 수정 결의안 제출에 대한 이라크 정부의 첫 공식반응이다. 하마디 장관은 부시 대통령의 `독자 행동' 경고에 대해 "미국은 유엔 결의안이 있든 없든 우리를 공격할 것"이라며 "하지만 새 결의안은 모든 나라들이 이런 맹목적인 광신을 원치 않기 때문에 안보리에서 통과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이날 군 고위 장성들과 만나 미국 주도의 공격에 대처할 `긴급대책'을 논의했다. 관영 INA통신은 후세인 대통령이 압둘 타와브 호웨이시 군수산업 장관, 호자엠사아브 알-호산 방공사령관 등과 회동을 갖고 결전 의지를 독려했다면서 참석자들은`지하드(성전)'를 열렬하게 지지한다는 결의를 내보였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수정 결의안에 대해 러시아의 미하일 보그다노프 중동.아프리카 담당 국장은 "이 결의안이 `자동적인 무력사용'을 배제한다는 요구는 받아들였지만 여전히 이라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항을 담고 있다"고 논평했다. 이는 새 결의안이 위기를 해소하는데 필요한 기준을 결여하고 있다고 한 이고리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논평과 다소 다른 해석이어서 주목된다. 또 러시아의 유리 페도토프 외무차관은 이날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과 비공개 회동을 갖고 이라크 무기사찰단의 복귀시간에 대해 논의했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이 전했다. 한편 알리 샴카니 이란 국방장관은 이라크에 과도정부를 세우겠다는 미국의 구상은 "제국주의 시대를 지나 `카우보이 시대'로 회귀하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바그다드.암만.모스크바 AFP.A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