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의 개인적인 면모와 테러에 얽힌 뒷이야기 등을 담은 서적이 알-자지라 방송의 한 기자에 의해 저술돼 서방 및 아랍 정보 기관의 주목을 끌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23일 보도했다. 알-자지라 방송의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특파원인 아흐메드 제이단 기자는 수차례에 걸쳐 오사마 빈 라덴을 만난 경험을 바탕으로 빈 라덴에 관해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많은 사실을 밝히는 책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출간했다. 이 책에 따르면 9.11테러 이후 벌어진 아프간 전쟁에 2천742명의 이슬람 알-카에다 조직원이 참전했으며 그 중 영국인 62명, 미국인 30명, 프랑스인 8명이 포함돼 있다. 또 북아프리카인 1천660명, 사우디아라비아인 680명, 예멘인 480명, 팔레스타인인 430명, 이집트인 270명, 수단인 520명, 이라크인 80명, 터키인 33명과 필리핀인180명도 당시 아프간 전역에 흩어져 서방에 대항해 싸운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알-카에다는 '소명'을 의미하는 '알-니다'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메시지를 전파하는 등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있으며 전 탈레반 지도자 물라 오마르의 지령도 한 아랍 사이트를 통해 전달되고 있다고 제이단은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에서 열린 빈 라덴의 아들 압둘라의 결혼식에 초대됐을 당시 빈 라덴이 알-카에다 전사들 앞에서 시를 낭송했고 다음날 똑같은 장면을의도적으로 재연한채 재촬영해달라고 요청한 일화를 소개하며 "홍보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재촬영을 요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것은 빈 라덴의 허영심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제이단 기자는 또 빈 라덴이 지난 2000년 예멘에서 미군 전함 콜호에 대한 테러가 성공했다는 소식에 대해 "미국의 오만함을 쓰러뜨린 알라의 영웅적 행위에 무릅 꿇고 감사했다. 그것은 미국이 아랍 지역, 특히 아라비아 반도를 떠나야 한다는신호"라고 반응했다고 전했다. 한편 책은 사우디의 정보 수장이 빈 라덴을 넘겨주라고 오마르에게 접근한 사건을 회상하는 빈 라덴과의 지난 2000년 10월의 인터뷰를 싣고 있다. 빈 라덴은 "탈레반(정권)은 나에게 사우디에 대한 비난을 중단하고 미국(공격)에 집중하라고 했고 나는 눈물을 흘리며 우리는 (아프간을)떠나겠지만 부녀자는 보호해달라고 오마르에게 말했다"면서 "그 이후 탈레반(정권)은 사과하고 더 이상의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밝힌것으로 알려졌다. 빈 라덴은 또 그의 훈련 캠프에 첩자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히며 "선지자 모하메드의 추종자중에도 불신자가 있었지만 이것이 선지자가 작업을 멈춘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책을 통해 여러 가지 상세한 뒷얘기를 털어놓은 제이단 기자도 오사마 빈 라덴이 살아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지 못한채 "알 자지라에 넘겨준 최근의 테이프에 등장한 인물이 빈 라덴이라고 생각한다"며 빈 라덴의 생존을 추측했다. (서울=연합뉴스) 현윤경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