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아랍 세계의 변화가 내부로부터 추진돼야 한다고 믿고 있으며, 아랍권이 옹호하는 가치를 신봉할 수 있도록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윌리엄 번스 미국 중동 특사가 21일 밝혔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앞서 중동평화 과정을 복원시키기 위해 역내 순방에 나선번스 특사는 이날 사우디 아라비아의 리야드에서 파드 국왕을 비롯한 사우디 지도자들과 만나 국제 및 역내 현안들을 논의했다. 번스 특사는 파드 국왕을 만난 뒤 아랍세계의 `변화의 동인(動因)'은 "내부로부터 나와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그는 특히 "우리가 도울수 있는 방안들이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역내 지도자들 및 국민과의 진정한 협력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랍국가들도 "국제 경제에서 경쟁하기 위해 각기 자국의 경제를 개방하고, 고용을 창출해야 하며, 젊은 층을 교육.훈련시키고, 정치적 참여 문제에 관한역내 주민들의 합법적 관심을 수용해야 하는 등" 도전들이 산적해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번스 특사는 이 문제에 관해 미국이 자체 모델을 갖고있지만 "모두에게 맞는 단일 방식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미국은 "역내 주민들의 종교적 신념과 가치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미국의 가치를 보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번스 특사의 발언은 미국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권 교체 의지를 누차 천명하면서 아랍 국가들의 민주주의와 인권 상황에 대한 서구적 접근 방식을 놓고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번스 특사는 20일 파드 국왕과 만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상황 등 지역 및 국제 현안들을 논의했다고 관영 SPA통신이 보도했다. 파드 국왕은 이 자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박탈당한 권리를 되찾고 독립국가를 수립할 수 있도록 미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지원해줄 것 "을 촉구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번스 특사는 사우디 방문에 이어 23일에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을 방문할예정이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