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라크 관련 결의안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가할 것을 주장하는 미국및 영국과 이에 반대하는 프랑스, 중국, 러시아가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영국이 강력하고 단일한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주장하고 이에 맞서 프랑스가 2단계 결의안 방식을 제안하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는 선(先) 무기사찰 후(後)결의안 채택을 주장하는 등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들간 이견이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유엔 소식통이 15일 밝혔다. 미국의 제안에 대한 반대를 주도하고 있는 프랑스는 1단계로 무기사찰을 강화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이라크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을허용하는 2단계 결의안을 통과시킬 것을 제의하고 있다. 장-피에르 라파랭 프랑스 총리는 프랑스는 미국의 일방적인 군사행동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고 미국에 대해 유엔의 집단안보 원칙을 훼손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라파랭 총리는 미국이 힘에 의한 해결 유혹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무력개입은 가장 마지막에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의 한 대변인은 안보리가 어떠한 결의안을 내기 이전에 유엔 무기사찰단이 이라크에 복귀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가장 시급한 일은 무기사찰단이 가능한 한 빨리 무기사찰을 재개하고 안보리는 사찰 보고서를 검토한 다음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중국 정부의 군사행동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유엔의 틀안에서 정치적, 외교적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이라크 위기는 외교적 노력을 통해 해결되어야 하며 무기사찰단의 이라크 복귀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함으로써 무력 사용 위협을 가하는 안보리 결의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확인했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프랑스측과 이라크 결의안 절충을 위한 집중적인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밝히고 프랑스측이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파월 장관은 프랑스의 새로운 제의의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우리는 해결방안을 찾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15일 미국을 방문한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과 회담한 후 인도네시아 발리섬 폭탄테러 등 최근 발생한 일련의 테러 공격으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려는 노력이 축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은 15일 안보리 결의안이 채택된 후 10일 안에 이라크에 대한 무기사찰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블릭스 단장은 이날 안보리 비공개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무기사찰이 중단된지 4년만에 이를 재개하는 데 일부 문제가 없지 않으나 심각한 장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엔 무기사찰단과 함께 이라크 무기사찰에 참여하고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채택된 이후에 무기사찰팀이 활동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며 이에 따라 오는 11월 1일 이전에는 사찰팀이 이라크에 복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IAEA는 빠르면 오는 19일까지 사찰팀 선발대가 이라크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유엔본부 AP.AFP=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