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 인도네시아의 일부 지역에서 최근 개고기가 강장음식으로 알려지면서 전문 요리점이 무더기로 생겨나는 등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현지어로 개고기와 양배추로 만든 요리라는 뜻의 '승수' 음식점들이 성업중인 곳은 인도네시아 내륙 최고의 관광지로 꼽히는 고도(古都) 족자카르타. 개요리 애호가들 사이에 점잖은 표현으로 '약용꼬치고기'로 알려진 개고기를 처음 찾은 사람은 족자카르타 도심에 거주하는 일부 자바인들이었으나 보신효과가 탁월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원주민들에게도 이제는 고급음식 대우를 받고있다. 일부 음식점은 개고기임을 알리기 위해 메뉴에 B1이라고 적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음식점은 주민의 절대 다수가 이슬람교도임을 감안해 개고기 요리임을 숨긴 채 판매하고 있다. 개고기 요리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은 족자카르타 도심은 물론, 움불하르조 버스터미널과 터르반시장, 족자카르타 대학 캠퍼스 주변 등지로 승수 전문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 승수 판매점이 족자카르타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음에도 불구, 70개 전문요리점들이 밀집한 반툴군(郡)이 원조로 꼽힌다. 이 지역은 개고기 판매를 합법화하는 문제를 놓고 지방의회 차원에서 한 때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집권 민주투쟁당(PDIP) 소속의 우민토 기링 지방의회 의원은 음성적으로 판매되는 승수를 합법화해 지방정부의 재원으로 삼자고 제의했다가 이슬람교도에서 개고기는 식용불가 음식(하람)이라는 동료 의원들과 중앙당의 반대에 부딪혀 자신의 주장을 철회했다. 그는 70개 전문요리점에서 매일 15마리씩 도살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마리당 1천500루피아(200원)의 세금을 부과할 경우 하루 평균 150만루피아 규모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었다. 개요리사업은 지방정부 차원의 법적 보호를 받는데는 실패했지만 족자카르타 전역에서 크게 번창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도살되는 잡종개의 대부분은 족자카르타 외곽 지역에서 공급되며 가격은 크게에 따라 다양한데 6㎏인 경우 3만5천-4만루피아에 거래되고 12-20㎏짜리는5-8만루피아에 팔린다. 반면 개고기전문점은 고객들에게 ㎏당 1만-1만2천루피아에 판매하고 있어 마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 특파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