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총선이 10일 1999년 군부 쿠데타 이후 처음으로 실시됐으나 곳곳에서 유혈충돌로 인해 최소한 7명이 사망하는등 극도의 혼란 속에서 치러졌다. 경찰은 남부 신드주(州)에서만 경쟁 정당원들간의 총격전으로 3명이 숨지는 등모두 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신드주 주도인 카라치 동쪽 250㎞ 지점의 나우셰로 페로즈 지역의 모로 마을에서 숨진, 친정부 성향의 민족인민당(NPP)소속 정당원이 포함됐다. 카라치에서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무장괴한들이 이슬람 근본주의 성향의 한정당 선거사무실에 난입, 무차별 사격을 가해 4명이 다쳤다. 물탄 외곽 지역에서도 야당 지지자 1명이 총격을 받아 숨졌으며, 남서부 발루치스탄주(州)에서도 곳곳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져 최소한 7명이 부상했다. 이날 오후 5시를 기해 투표가 모두 마감됐으며, 11일 오전 선거관리위원회의 초기 비공식 개표결과에 따르면 야권이 다소 강세를 보이고 있어 페르베즈 무샤라프현 대통령의 친미(親美) 정책이 상당수 국민의 반감을 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슬람 근본주의를 기치로 내건 6개 정당의 연합인 `무타히다 마즐리스-에-아말(MMA.연합행동전선)'은 북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현재 10개 의석의 당선을 확정지었다.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인민당(PPP)은 신드 및 펀자브주(州)에서 현재 4석을 기록했으며,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의 `파키스탄 이슬람동맹-나와즈(PML-N)'는 펀자브주에서 3석을 얻었다. 반면 친정부 정당인 `파키스탄 이슬람동맹-콰이드-에-아잠(PML-Q)'은 펀자브주에서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한편 미국은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 성명을 통해 파키스탄의 이번 총선이민주주의로 전환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이정표"라며 환영했다. 이번 총선은 페르베즈 무샤라프 현 대통령이 지난 1999년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후 3년 만에 처음 치러지는 것으로 국회의원과 4개 도(道)의회 의원 후보로 100여정당에서 7천54명이 나섰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최근 몇 주일 동안 개헌을 통해 선출직인 총리와 국회를 해산할 수 있는 권한을 자신에게 부여하고 출마자를 제한하는 법률을 통과시켰으며 군의 장악 아래 국가 정책 승인 권한을 갖는 국가안보회의를 설립했다. 또 선거운동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선거 30일 이전까지는 정치 집회를 금지했다. 부토 전 총리는 부패 혐의로 출마할 길이 봉쇄됐고, 법원에서 납치 및 테러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후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망명 중인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도 발이 묶였다. (이슬라마바드.워싱턴 AP.AFP=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