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출신의 중견 기업체 연구원 신분으로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다나카 고이치(43·시마즈제작소 생명과학연구소 주임?사진)가 털어 놓은 실패 경험담 한 토막이 화제가 되고 있다. 스웨덴 왕립 과학원이 발표한 그의 수상 이유는 단백질 등 생체고분자의 질량과 입체구조를 해석하는 방법을 개발,바이오산업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것.그는 그러나 1985년 겪은 우연한 실패가 연구의 결정적 밑거름이 됐다고 고백했다. 입사 3년차의 신참 연구원이었던 그는 어떤 실험을 하던 중 고분자의 시료에 금속의 코발트 미세분말과 글리세린을 각각 따로 분석하려고 했다. 그러나 부주의로 액상의 글리세린이 코발트 분말에 흘러내려 버렸다. 잘못해 섞이긴 했지만 버리기는 아까워 그 상태로 분석을 해 본 것이 종전 방법으로는 측정불가능했던 물질을 측정할 수 있는 성과를 낳았다고 그는 털어놨다. 우연한 실패가 세상을 놀라게 한 대성공으로 이어졌음을 그 자신이 실감한 셈이다. 그는 입사후 수없이 실패를 거듭했다며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었다면 오히려 선입관에 얽매여 과감한 도전을 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