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해안(태평양연안)의 29개 항만폐쇄로 인한 물류대란이 좀처럼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자 인접국 멕시코 항구를 통해수출입품을 육상운송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주부터 멕시코 북부 바하 칼리포니아주의 엔세나다를 비롯해 시날로아주의 과이마스와 토폴로밤포, 마사틀란, 중부 콜리마주의 만사니요, 미초아칸주의 라사로 카르데나스 등 태평양 연안의 6개 항구가 아시아발 컨테이너선으로부터수출품을 하역하기에 바쁜 모습이다. 6개 항구중 비교적 작은 편인 엔세나다항은 현재 하루평균 2척의 컨테이너선이입항하고 있으며, 만사니요항에는 하루평균 7천개의 컨테이너가 하역되고 있다. 마사틀란항은 미국 시애틀를 최종 목적지로 하는 차량 운반선들이 하역 및 육로운송을 위해 정박하고 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항이 목적지인 바나나 및자동차부품 운반선은 과이마스항구를 이용하고 있다고 멕시코 항만당국이 밝혔다. 항만당국은 "화물처리가 신속하게 이뤄진다면 멕시코 태평양 연안의 항구는 미국 서부해안 항만폐쇄로 발이 묶인 컨테이너선 모두를 받아들일 수 있지만 하역된컨테이너가 즉각 빠져나가지 않을 경우 모든 항구가 곧 포화상태가 될 것"이라고말했다. 그러나 멕시코의 해운전문가들은 "멕시코 항만설비 및 수송체제로 볼 때 미국으로 향하는 컨테이너선의 하역과 상품 수송에 한계가 있다"며 "이 때문에 미국식 항만 하역시스템에 익숙한 선박들은 멕시코 항구 이용을 기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세관의 통관절차는 길어야 4일 정도면 충분한데 비해 멕시코세관은 짧아야 10일 정도 걸리는 것이 보통인데다 아시아산 화물에 대해서는 트집을잡거나 각종 명목을 붙여 컨테이너 자체를 억류하는 경향이 있어 화주들이 멕시코항이용을 기피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서부해안 항만폐쇄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화주나 해운업자들은 멕시코항을 이용한 육로운송 외에 다른 대안을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