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탐험가 제임스 쿠크 선장이 호주 동부 해안에 처음 상륙한 유럽인이 아님을 증명하는 난파선 잔해가 최근 호주 고고학자들에 의해 발견됐다고 BBC 인터넷 판이 7일 보도했다. 그레그 제프리즈를 단장으로 한 고고학 연구진은 최근 동부 퀸즐랜드 연안 프레이저 섬 부근 해역에서 30m 길이의 난파선 잔해를 발견했는데 이 배에 장착된 4개의 대포로 미루어 이것이 영국이 아닌 다른 유럽 국가에서 17세기에 만들어진 배였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쿠크선장은 1770년 호주에 상륙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 대포들의 사진은 곧 국제적인 전문가들에게 보내져 선령(船齡)감식을 받게되는데 제프리즈는 호주 라디오 방송에서 "이 대포는 절대로 영국 것은 아니다. 우리는 영국 대포들의 형태를 알고 있다. 우리 생각엔 이 배가 아마도 1650년대 무렵의 유럽 배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배가 발굴됨에 따라 이 배의 연원을 밝혀 줄 다른 물건들도 발견될 것이라고 말했다. 쿠크선장이 호주 동부에 발을 디딘 첫 백인이라는 영국인들의 주장은 그동안 많은 학자들로부터 반박을 받아 왔다. 16-17세기에 걸쳐 스페인과 포르투갈, 네덜란드 탐험가들은 호주 북부와 서부해역의 해도를 작성했으나 포르투갈이 국가기밀로 보관해오던 호주 탐험 지도의 대부분은 지난 1751년 지진으로 소실됐다. 한편 퀸즐랜드대학 식민지사 강사인 매리언 다이아몬드는 "우리가 모르는 포르투갈 선박들이 있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하고 "이번 발견으로 그같은 사실이입증된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크선장의 배 '엔데버'호는 1768년 플리머스 항을 떠나 케이프혼을 돌아 태평양을 거쳐 타히티에 도착했으며 그곳에서 쿠크선장은 태양 주위를 도는 금성의 경로를 관찰했다. 그는 타히티를 떠나 뉴질랜드 북섬과 호주 동부 해안으로 항해했으며 현재 시드니로 불리는 지역 부근에서 보터니만(灣)을 발견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