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가운데 이탈리아 출신의 미국인 리카르도 지아코니 박사는 X레이 망원경을 고안해 기존 광학 망원경으로는 볼 수 없던 천체 현상을 관측할 수 있게 한 공로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미국인 레이먼드 데이비스 2세와 일본인 고시바 마사토시 박사는 우주에서 생성되는 중성미자(뉴트리노)를 관측해 태양에서 일어나는 내부 현상을 실질적으로 규명한 공로로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지아코니 박사는 1962년 X선 천체 망원경을 세계 최초로 만들어 블랙홀 퀘이사(준성) 등 빛을 내지 않고 X선을 주로 많이 내뿜는 천체들을 관측하고 연구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지아코니 박사는 1960년대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김정욱 한국고등과학원장과 함께 교수생활을 했고 허블우주망원경연구소 초대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데이비스 박사와 고시바 박사는 70년대와 80년대 후반에 지상에서 중성미자를 관측하는 방법을 각각 개발했다. 중성미자는 쿼크 전자 등과 함께 물리학에서 말하는 기본 입자로 1초에 1㎠당 1천억개가 떨어지지만 전하(+,-)가 없고(중성),질량이 아주 작아(미자) 관측하기 매우 어렵다. 데이비스 박사는 6백t짜리 수조에 염소 화합물 용액을 가득 채우고 중성미자가 염소 원자를 방사성 아르곤 원자로 바꾸는 성질을 이용해 30여년 동안 우주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중성미자를 관측하는데 성공했다. 고시바 박사는 물을 채우고 중성미자가 물 분자 안의 원자와 반응할 때 빛을 내는 성질을 이용해 중성미자를 관측했다. 이 두 탱크에서 만들어지는 중성미자의 양은 태양 내부에서 핵융합으로 발생하는 중성미자의 이론치와 같아 태양 내부에서 핵융합시 발생하는 뉴트리노의 발생과정을 연구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한편 일본은 지난 2년연속 화학상을 받은데 이어 이번에 고시바 박사가 물리학상을 수상,기초과학분야에서 3년연속 노벨상을 받는 쾌거를 올렸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