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실시된 브라질 대선에서 브라질노동당(PT)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후보가 가장 많은 득표를 올렸으나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오는 27일 예정된 결선투표에서 최종 승자가 가려지게 됐다. 브라질 최고선거관리위원회(TSE)는 80% 이상 개표한 결과 룰라 후보가 46.6%의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고, 그 다음으로 집권 연립여당 중 하나인 사회민주당(PSDB)의 조제 세하 후보가 23.8%의 득표율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어 브라질 사회당(PSB) 소속으로 리우 데 자네이루 주지사 출신인 안토니 가로칭요 후보가 16.6%, 중도좌파인 사회민중당(PPS)의 시로 고메스 후보가 12.5%의득표율을 기록했다. PT 관계자들은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결선투표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인지했다면서, 개표가 끝나는 대로 결선투표 유세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룰라 후보는 7일까지 별도의 성명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PT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따라 오는 27일 룰라-세하 후보가 맞붙을 결선투표일까지 남은 3주일의 기간에 10여개 정당과 정파 간에 다양한 합종연횡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로는 룰라 후보가 결선투표에서도 승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으나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룰라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좌파 집권시 급격한 경제정책 변화를 의식한 보수층의 반발을 감안, 부통령 후보로 중도우파 성향 자유당 소속의 기업인 출신 정치인조제 알렌카르를 지명하고 선거에 임했으나, 1차 투표 당선 확정에 필요한 50% 벽을결국 넘지 못했다. 룰라 후보는 이날 오전 상 파울루의 외곽 산업지구인 상 베르나르두 두 캄푸 투표소에서 퇴임한 금속노동자들부터 전달받은 브라질 국기를 들고 지지자들과 함께투표했다. 아르미니오 프라가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는 이번 대선과 관련, 새 대통령이 발표되자마자 시장의 동요가 가라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라가 총재는 "대통령 당선자는 앞으로 통수권자로서의 권위를 갖고 발언을 하게 될 것이고, 이 권위로 시장전망에 관해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는 마약을 불법 거래하는 조직폭력 단체들이 투표 진행을 중단시키고 교도소를 침입, 수감된 두목급 인사를 탈출시킬 것이라는 첩보가입수되면서 4만8천여명의 군경 병력이 배치되는 등 삼엄한 경계 속에서 투표가 실시됐다. 그러나 이번에 처음 도입된 자동 개.투표기가 일부 지역에서 고장이 나 기존 방식의 투표함으로 교체, 투표마감 시한이 다소 늦춰진 점 등의 문제만 제외하면 별다른 사건.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투표 매수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TSE 관계자는 "컴퓨터 투표제도가 처음 도입된데다 유권자 1명이 대통령과 상하원 의원, 주지사 등 지방자치단체장, 시의회 의원 등 6명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일부 투표소에서 약간의 전산착오가 생겼다"며 지연 이유를 설명했다. 자동 투.개표기는 아마존 지역의 벽지까지 배를 이용해 전달됐으며, 발전기 등비상 동력으로 운영되기도 됐다. 투표마감 시한이 늦어지게 된 데는 아마존강 서부등 일부 지역에서의 시간이 다른 곳보다 두시간 늦은 시차도 작용했다. 한편 1억1천500만명의 브라질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임기 4년의 대통령을비롯해 주지사 27명과 연방 상원의원 54명, 연방 하원의원 513명, 지방의원 1천59명을 선출한다. (브라질리아.상파울루 AP.AFP=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