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는 이라크에 유엔 무기사찰을 강경한 어조로 요구하고 이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무력사용을 경고한다는 프랑스의`2단계' 해법에 대해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3일 보도했다. 미국은 그동안 한번의 새로운 대(對)이라크 유엔 결의에 무력사용 경고를 함께 포함해야 한다면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제안한 `2단계 해법'에 반대해왔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부시 대통령이 여전히 프랑스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을 주저하고 있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이 직면한 저항을 감안하면 이 방식이 국제사회의 지지아래 이라크에 대해 엄격한 무기사찰을 시행할 수 있는 최선의 기회일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저널은 러시아의 일부 의원들이 `2단계 해법' 수용에 대한 정부의 검토를 촉구하고 나섰고 미국의 강력한 동맹국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에게 이 문제에 관해 유엔과 협력하라는 여당의 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등 사태진전도 미국이 프랑스의 제안을 재검토하도록 몰아가고 있다고 풀이했다. 영국 관리들은 미국의 지지 아래 이미 프랑스측과 접촉을 시작했다고 저널은 밝혔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까지도 유엔에 미국의 입장에 호응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지만 의회와의 논의과정에서는 유엔과 더 협의할 것임을 다짐했으며 일부 의원들과의 사적인 대화를 통해서는 이라크와의 전쟁을 최후의 대안으로 보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의원들이 전했다. 하원 민주당 지도자인 리처드 게파트 의원은 "부시 대통령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유엔과의 협의 필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2단계 해법이 효율적인 방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