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독일은 이라크에 대한 자동적인 군사개입에 반대한다고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2일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와의 회담후 밝혔다. 시라크 대통령은 엘리제궁에서 슈뢰더 총리와의 비공식 만찬이 끝난후 "우리는 자동적인 성격의 군사개입을 전제로 한 현재의 유엔결의안에 전적으로 반대한다"고 말해, 미국의 강경한 초안에 대한 반대를 시사했다. 시라크의 이같은 발언은 안보리결의가 있을 경우 무력사용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지금까지의 입장에서 한걸음 더 나간 것이다. 시라크 대통령은 "세부적으로 같은 결론에 도달한 것은 아니지만 (이라크 사태에 대한) 프랑스와 독일의 접근법은 근본적으로 동일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슈뢰더 총리는 독일은 대이라크 군사개입을 전적으로 반대한다고 말하고 "프랑스의 이해가 기쁘다"고 말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그러나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이 3일 안보리회의에서 이라크와의 협상내용을 브리핑하기 전까지는 이같은 프랑스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리 거부권을 가지고 있는 프랑스는 먼저 이라크에 사찰단에 협력할 기회를 주어야한다는 '2단계 해법'을 제안하고 있다. 양국 지도자의 만남은 독일총선에서 슈뢰더 총리가 가까스로 승리한뒤 열흘만이며, 이라크의 무기계획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한 블레어 총리를 슈뢰더 총리가 만난지 일주일 만이다. 슈뢰더 총리는 선거운동기간중 자신은 유엔이 지지하더라도 사담 후세인을 축출하기 위한 미국의 무력사용에 반대한다고 밝혀 미국 지도자들의 반발을 샀다. 슈뢰더가 이끄는 사민당의 간부들은 지난달 30일 이라크의 무기계획에 대한 새로운 증거가 제시되고,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의 전복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면 독일이 이라크에 대한 무력사용에 대한 생각을 바꿀수도 있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프랑스는 유엔안보리의 결의가 있을 경우의 무력사용은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슈뢰더 총리의 프랑스 방문은 독일의 가장 가까운 우방인 프랑스를 통해 냉각된 대미관계를 개선하고 유럽연합내에서 英-佛-獨의 협력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파리 AFP.AP=연합뉴스) jin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