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유엔 무기사찰단의 對이라크 무기사찰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한 가운데 유엔 대표단은 1일 이라크 대표단과의 무기사찰 재개 이틀째 회담을 강행했다. 반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라크 무장해제에 목적을 둔 `강력하고 새로운 결의안'을 승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엔 대표단측은 이날 빈에서 이라크 대표단과 회담을 가진 뒤 과거 무기사찰이 허용되지 않았던 국방부와 내무부,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 직속의 공화국 수비대본부 건물 등에 대한 무기사찰 허용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 단장의 대변인인 에원 부캐넌은 또 후세인 대통령관련 시설 8곳에 대한 접근을 제한적으로 허용했던 지난 98년의 유엔-이라크 협약도 논의됐다고 전했다. 블릭스 단장은 "대량파괴무기 은닉 의혹을 받고 있는 모든 시설에 대한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사찰이 아무런 제한없이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전날 밤 TV 회견을 통해 안보리가 對이라크 새결의안 검토를 마칠 때까지 무기사찰단이 사찰 활동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블릭스 단장은 "무기사찰단은 미국이 아닌 안보리의 명령을 받는다"며 "안보리가 무기사찰 재개를 지시했기 때문에 무기사찰단은 이 지시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라크 정부도 1일 각료 회의를 가진 뒤 미국측이 추진하고 있는 새 결의안과 관련, "전쟁 위협 때문에 이라크가 유엔 안보리와 유엔 헌장이 규정하고 있는 주권과 권리를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후세인 대통령이 과거에 유엔 결의들을 준수하기로 합의하고도 지키지 않았다며 "우리가 같은 덧에 걸리지 않도록 강력하고 새로운 결의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은 유엔이 이라크의 무장해제를 이끌어낼수 있는 확고하고 강력한 내용을 담은 하나의 결의안을 도출하길 희망한다"며 이라크에 대한 압박을 멈추지 않았다.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도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가 유엔의 결정에 따르지 않는다면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단일 결의안이 도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에게 對이라크 군사행동 개시를 위임하는 의회결의안 통과가 `가시권에 있다'고 말했다. 미국을 지지하고 있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블랙풀에서 열린 노동당 연례총회에서 "후세인 대통령이 대량파괴무기를 포기하도록 하지 못한다면 유엔의 권위가 파괴될 것"이라며 "최종시한을 정해 이라크가 유엔의 결정에 따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타레크 아지즈 이라크 부총리는 1일 뷜렌트 에체비트 터키 총리와 회담을갖고 "미 전투기들이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을 위해 터키의 기지를 이용한다면 터키를 우방으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군에 대한 지원 중단을 촉구했다. 에체비트 총리는 이에 대해 미국측이 이라크를 공격할 명분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이라크가 유엔의 무기사찰에 전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이란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지만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알리 샴카니 이란 해군 소장은 "우리는 전쟁에 반대하지만 무력을 동원해 전쟁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라크가 유엔 결의안을 완전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스라엘 일간 예디오트 아하로노트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 문제를 논의하기위해 이라크 국방부 관계자와 고위 정부 관계자들이 미국으로 떠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측이 이라크에 대한 공격 준비를 서두르고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관계자들의 방미 일정이 2주 정도 앞당겨졌다고 덧붙였다. (빈.바그다드.앙카라.파리 AP.AFP=연합뉴스)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