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건국기념일인 1일 홍콩에서는 민주화시위 속에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둥젠화(董建華) 홍콩 특별행정구 장관은 이날 완차이 골든 바우히니아(金紫荊)광장에서 600여명의 관리들과 하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화인민공화국 탄생를 기념하는 국기 게양식을 가졌다. 기념식 동안 장엄한 수상 퍼레이드와 분열 비행이 진행됐다. 기념식에는 수백명의 대륙출신 여행객 등도 참석했으며, 이날 밤에는 빅토리아항 상공에서 23분간 건국 53주년을 경축하는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등 홍콩 곳곳에서다채로운 기념행사가 치러진다. 그러나 행사장 밖에서는 홍콩 급진세력인 `4월5일 행동그룹' 등 시위대들이 관을 들고 공산당 통치 종식을 외치며 행사장을 향해 행진을 벌였다. 이 때문에 경찰은 `인간장벽'으로 시위대들의 행사장 진입을 제지했다. 깃발을 앞세우고 행진을 벌인 시위대들은 또 베이징 당국에 대해 정치범의 석방을 촉구하는 한편 지난 1989년 텐안먼(天安門) 민주화시위 진압에 대해 설명할 것을요구했다. 경찰들과 잠시동안 충돌이 있기도 했지만 시위대는 중국 국기 '오성홍기'를 불태운 뒤 "악법을 묻어버리자"는 글이 적힌 관을 거리에 남겨놓고 평화적으로 해산했다. 경찰은 시위대가 떠나자 즉각 관을 치웠다. 시위대 주도세력은 "중국이 텐안먼 학살에 대해 새로운 판결을 하기전에는 중국에는 건국기념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한 여성은 국기게양식에 참석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 경찰차단선 밖으로 나가기를 거부하다 대기하고 있던 경찰차로 압송되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경찰은 기자들에게 그녀가 기념식장에서 시위를 벌일 혐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시위현장에서 중국 국기가 태워진데 대해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홍콩에서는 중국국기나 홍콩특구기를 훼손하는 것은 범죄에 해당한다. 또 법륜공(法輪功) 탄압을 비난하는 수련자 등도 기념식장 근처에서 청원시위를계획하고 있다. 한편 대만의 뤼슈렌(呂秀蓮) 부총통은 이날 중국당국에 건국기념일 축하 메시지를 보내면서 평화 공존을 촉구했다. 뤼 부총통은 `미국의 소리'에 보낸 성명에서 "중화민국의 부총통으로서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기념일을 축하하며, 아울러 중화인민공화국이 대국으로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진보에 기여하는 책임을 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뤼 부총통은 그러면서 "양안을 사이에 둔 양 국민들은 동포이다. 서로 힘으로다른 한편을 대해서는 안되며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타이베이 AFP.AP=연합뉴스)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