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실시된 세르비아공화국 대통령 선거 1차투표에서 선두에 올라 결선 투표에 나가게 된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58) 현 대통령은 항상 슬로보단 항상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을 축출한 장본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코슈투니차 대통령은 지난 2000년 10월5일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으로 하여금 대선 패배를 인정하게 만든 민중봉기로 정점을 이룬 국민의 높은 지지에 힘입어 권좌에 오른 인물. 변호사 출신인 그는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사생활은 베일 속에 철저히 가리는바람에 다양한 정치가들로 붐비는 정치권에서는 무미건조한 지식인으로 꼽히고 있다. 정적들은 그가 박력이 없고 우유부단하다며 이번 대선에서 2위를 차지해 결선에서 맞붙게 된 미롤류브 라부스(55) 세르비아 부총리와의 차이를 부각시키고 있다. 학자풍의 외양과 단조로운 목소리, 그리고 시적 은유를 곁들인 철학적인 내용의긴 연설은 주먹을 휘두르며 가슴을 치는 세르비아 정치인들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지만 그는 여전히 세르비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지도자로 인식되고 있다. 한편 그의 온건 국수주의 노선은 서민층의 지지를 몰아주기는 했으나 기업에는나쁘다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그는 국제 차관제공 기관들이 주장하는 신속한 민영화는 이미 가난의 늪에 빠져있는 노동자들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옛 공산당 시절의 세르비아 기업들을 헐값에 넘기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코슈투니차 대통령 본인은 그러나 "유럽의 중도 우익 정치인 대부분과 마찬가지로 국수주의자가 아니다"며 국수주의자라는 낙인을 거부하고 있다. 코슈투니차 대통령의 세르비아민주당은 세르비아 정부의 부패에 항의해 올해 초조란 진지치 총리가 이끄는 연정에서 탈퇴했으며 라부스 부총리를 지지하는 진지치총리는 의회에서 세르비아민주당 대표들을 축출하는 보복조치로 맞서는 등 지난 6개월간 두 진영이 대립각을 날카롭게 세워 왔다. (베오그라드 AFP=연합뉴스)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