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전투기들이 26일 새벽 이라크 남부의 바스라 국제공항을 공습,레이더 시스템을 파괴했다고 이라크 국영 TV가 정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이 대변인은 "미·영 전투기들이 26일 새벽 0시45분께(현지시간) 바스라 공항을 공습했다"며 "이번 공습으로 바스라 공항의 민간 레이더 시스템이 파괴됐고 공항의 주요 건물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미·영 전투기의 공습을 보도한 국영 TV의 진행자는 "미국과 영국이 민간 공항인 바스라 공항을 공습한 것은 국제 민간항공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미 국방부는 이와 관련,구체적인 공습 내용을 밝히지 않은 채 이라크에 대한 공습이 있었다는 사실만 확인했다. 이라크와 미국 양측 모두 이번 공습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미·영 연합군은 지난 91년 발발한 걸프전 이래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과 남부의 시아파 교도를 보호한다는 명목 아래 이 지역을 비행금지 구역으로 선포하고 정찰 비행을 하고 있다. 앞서 미 플로리다주의 중부사령부는 지난 25일 성명을 통해 바그다드에서 남동쪽으로 2백65㎞ 떨어진 알 아마라흐 인근 레이더 시설과 2백70㎞ 떨어진 탈릴의 통신시설에 정밀 유도탄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라크군의 전직 장교는 이에 대해 미·영 전투기들이 최근 공습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이라크전에 대비해 이라크의 방공망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