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는 24일 영국이 공개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증거문건과 관련해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하고 유엔 사찰단이 의혹 장소를 자유롭게 사찰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관영 이라크통신(INA)에 따르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아므르 사아디 보좌관은 기자회견에서 "유엔 사찰단이 원하는 곳을 무제한 접근하고 어디든지 갈 수있도록 허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라크가 과거에 추진했던 무기개발 계획의 최고 실무자 가운데 한명인 사아디보좌관은 "외부의 간섭이 없을 경우" 사찰단이 다음달 중순께 재입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아디 보좌관은 선발대가 10월 중순에 이라크를 방문하고45개국에서 250여명의 전문가들이 뒤이어 입국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사아디 보좌관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이날 공개한 WMD 개발 증거문건을 지적하고 사찰단이 재입국할 경우 영국측이 언급한 의혹 장소부터 사찰하도록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사아디 보좌관은 이어 블레어 총리가 공개한 문건을 유엔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전달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하고 "이라크는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재개할 의도가 없으며 이는 최종적인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사아디 보좌관은 특히 이라크가 빠르면 1년내에 핵무기를 개발할수 있다는 블레어 총리의 발표와 관련해 "전혀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영국측이 "이라크에 반대하는 국내외 여론을 선동하기 위해" 이 문건을 공개했다고 비난하고 이라크는 이미 영국 취재진에 문제의 장소를 공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사이디 보좌관은 이라크가 과거에는 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했지만 지금은 존재하지 않으며 개발을위해 더 노력하지도 않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아디 보좌관은 미국이 추진하는 유엔 안보리 추가 결의에 대해 이라크는 이미거부 입장을 밝힌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라크가 대통령궁을 비롯한 특수지역들도 사찰단에 공개하겠냐는 질문에 1998년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과 도달한합의 내용 안에서 공개하겠다고 대답했다. 한편 이집트, 시리아 방문에 나선 나지 사브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이집트 관영중동통신(MENA)과 한 회견에서 영국측이 발표한 문건은 "이라크에 대한 침략의도를정당화하기 위해 과장, 날조한 허위사실"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영국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영국 전문가들이 이라크를 방문할 수 있도록 주선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도 이라크가 영국측 문건에 언급된문제의 장소들에 대해 무제한 사찰을 허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