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23일 유엔의 관료주의와 예산 절차를 간소화하고 서류 작업을 축소하기 위한 개혁안을 제시했다. 아난 총장은 `유엔의 강화'라는 제목의 55쪽짜리 보고서에서 이번 개혁안은 연간 128억달러에 이르는 일반 예산(평화유지군 활동비 제외)의 삭감이 아니라 절감된돈을 "최근 약화된 부분들에 재투자하자"는 취지라고 말하고 유엔은 우선 순위를 재평가하고 이제는 적합하지 않은 활동들을 폐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총회는 오는 10월30-31일 아난 총장이 제시한 36개 권고안을 심의한다. 아난 총장은 유엔 전체 예산의 1%에 불과한 훈련 부문 예산의 대폭 확충을 권고할 방침이라고 말하고 지난 2000-2001년의 2년 동안에만 1만5천484건에 이른 정부간기구들의 회합 축소 방안도 권고안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기간에 유엔사무국이 5천879건의 보고서를 냈으나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보고서가 많았다고 지적하고 "회원국들은 파악해 처리해야 하는 산더미같은 보고서 때문에 애를 먹고 있으며 작은 나라일수록 특히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많은 나라가 "이제는 총회나 경제사회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활동에서도 의미있는 역할을 수행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제하고 사무국은 사무국은 더 짧고 더 명료하며 더 집중된 보고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총회는 이에 따라 별도 기구를 만들어 회원국들이 얼마나 많은 보고서를 유엔으로부터 받을 필요가 있고 얼마나 자주 받을 필요가 있는가를 조사할 방침이다. 아난 총장은 회원국들이 국제 인권조약 이행 관련 보고서를 늑장 제출하거나 내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세르기오 비에이라 데 멜루 신임 유엔인권고등판무관에게 보고 절차 간소화 방안을 1년 이내에 강구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세계 각지에 있는 71개 유엔정보센터를 재배치하는 등 유엔 공보국의 재편과 뉴스미디어국 강화, 온라인 정보 제공 확대, 예산 수립 절차 간소화 등도 권고안에 포함됐다. (유엔본부 AFP=연합뉴스)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