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대 이라크 공격을 위한 유엔 결의안 통과에 전력하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가 약탈한 독일제 장비와 브라질에서 밀수한 우라늄을 이용해 수개월안에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는 주장이 이라크 반체제 과학자에의해 제기됐다고 영국 더 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이같은 폭로는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가 9.11테러를 자행한 알-카에다와 이라크간 연대 가능성을 강력 제기한 뒤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이라크 원자력시설의 과학고문으로 핵폭탄 개발 프로그램을 지휘하다가 1994년망명한 키디르 함자 박사는 이날 타임스 인터뷰를 통해 후세인 정권이 아직 핵무기를 생산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몇개월안에 3개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이라크가 올해안에 핵폭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햇다. 함자 박사는 이런 상태에서 유엔 무기사찰단이 이라크에 재입국해 자유로운 사찰활동을 벌일 수 있더라도 이라크의 현재 핵무기 생산라인이 외견상 평범해 보이는건물이나 지하에 은닉돼 있기 때문에 이전에 비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해 유엔무기사찰단의 무용론을 주장했다. 이라크의 핵폭탄 생산 가능 시기에 대한 함자 박사의 이같은 추정은 이라크가 약탈한 원심분리기의 숫자에 달려 있는데 함자 박사는 이라크가 핵무기 생산에 필요한 우라늄과 방사능 물질을 갖고 있으며 이를 이미 무기급으로 재처리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함자 박사는 또 이라크가 핵폭탄을 얻기 위해 훨씬 빠르고 쉬운 방법인 원심분리법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조만간 이를 제지하지 못할 경우 후세인대통령은 몇개의 폭탄을 만드는데 그치는 것이 아닌, 완벽한 핵폭탄 제조체제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자 박사의 이같은 주장은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지난 9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이라크가 외부의 도움으로 핵 분열 물질을 입수하면 수개월내에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있다고 경고한 것보다 훨씬 이라크의 핵무기생산 가능속도가 빨라질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함자 박사는 지난해 8월 미 상원 외교관계위원회에도 증인으로 출석해 이라크의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대해 증언했었다. 앞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은 '폭스뉴스 선데이'에출연해 "이라크는 알-카에다를 포함 한 테러리즘과 분명하게 연관돼 있다"면서 "알-카에다 조직원이 바그다드에서 목격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이라크와 테러단체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 미 관리들이 언급한 것중 가장 강력한 것이다. 또한 사우디 아라비아의 사우드 알-파이잘 외무장관도 미국이 유엔 결의하에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미국에 대해 자국 기지 사용을 허가할 것이라고 밝혀 사우디의대이라크 정책에 큰 변화가 있음을 시사하는 등 미국 주도의 대 이라크 압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류창석 기자 y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