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소련과 동구공산권 붕괴, 그리고 9.11 테러공격에 따른 범세계적 테러전 확전으로 전세계 유일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미국의신패권주의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전 독자 행동 가능성으로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사담 후세인 대통령 체제의 축출을 위해 미국 역사상 유례없는 선제공격론을 내외에 천명하고 `유엔의 즉각적인 행동이냐 아니면 미국의 독자적인 군사공격이냐'의 양자택일을 전세계에 통고하며 사담 후세인 정권 전복을 위한 밀어붙이기식 군사외교를 연일 강화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 일방의 독자적인 이라크전 강행에 대한 유엔 및 맹방과 친미아랍권 지도자들의 신중자제 촉구에도 불구하고 유엔연설을 통해 이라크에 대한최후통첩성 개전선언을 함으로써 이제 사실상 미국 의회 개전 승인과 선전포고만 남겨놓은 상태다. 미국-이라크전은 이라크의 유엔 결의 이행준수 및 미국 의회의 지지,그리고 테러전 확전을 위한 국제연대 강화 여부에 상관없이 부시 대통령의 대(對)이라크 강공책 고수로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게 워싱턴 조야의 분석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15일 부시 행정부의 대이라크 강공책을 보도하며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압박외교는 9.11 테러참사 후 아프간 탈레반 정권을 겨냥한 군사공격에앞서 "우리에게 시간은 없다"고 밀어붙였던 상황을 방불케 한다고 보도했다. CNN 방송은 이날 "막판 대치-사담 후세인" 제하의 보도를 통해 부시 대통령과콜린 파월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부시 행정부 수뇌부의 이라크에 대한 결연한 의지 및 미국 의회의 이라크전 개전 승인기류를 전하며전쟁으로 치닫는 미국-이라크 간 긴장관계를 집중 방영했다. 이에 대해 개전 당사자인 이라크를 필두로 러시아, 중국 및 반미아랍권 그리고독일 등 일부 동맹국들이 미국의 일방적인 이라크전을 "21세기 미국의 신패권주의구축"이라고 비판하며 견제에 나섰다. 러시아, 중국 등 대미 비판세력은 부시 행정부의 미사일방어체제 구축과 일방적인 군비증강, 군사적 보호주의, 테러전 확전을 명분으로 한 특정국가에 대한 독자적인 공격, 미국 국익우선의 힘을 외교에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극적 변수가 없는 한 이에 개의치 않고 이라크전을 강행할 태세다. 미국은 대량살상무기 및 후속 핵테러 위협, 본토방어와 세계자유 수호를 대의명분으로 머지 않은 시기에 이라크와 전면전에 돌입할 태세다. 따라서 미국-이라크전을 계기로 아랍권을 둘러싼 전세계 전략판도와 세력균형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