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이후 항공기에 대한 보안 절차가 대폭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노트북 컴퓨터를 비롯한 각종 소형 전자기기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대처는 여전히 미흡하다고 영국의 과학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 최신호(14일자)가 보도했다. 전자기기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을 지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노트북 컴퓨터를 조작해 항공기의 유도 장치를 교란할 수 있는 전자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것. 실제로 항공기의 하강 각도를 계산하고 부드러운 착륙을 돕는 '유도경사' 장치가 노트북을 이용한 교란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이같은 교란장치는 라디오나 녹음기,CD플레이어 등에도 설치될 수 있다고 뉴 사이언티스트는 지적했다. 특히 교란 장치가 설치된 소형 전자기기들을 판별해 내는데에는 전자기기의 회로의 변형 여부를 알아낼 수 있도록 훈련된 기술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공항의 수하물 보안 검색대를 그냥 통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된다. 또 테러리스트들이 이같은 소형전자제품을 이용해 비행을 교란할 경우 조종사가이를 알아차리기도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휴대폰이나 노트북 컴퓨터에서 나오는 미량의 전파가 비행을 교란한다는 사실은수년전부터 알려져왔지만 조종사는 이같은 전파의 방출을 감지할 수 없는 실정이며 이착륙시 승객들이 자진해서 전자제품의 전원을 끄도록 부탁하는데 그치고 있는 형편이다. 앞서 지난 96년 미국 연방항공국(FAA)이 항공기 내의 교란신호를 감지해내는 방법을 메가웨이브사(社)에 의뢰함에 따라 메가웨이브사가 항공기의 각 좌석 위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광범위한 전파 영역을 감지해내는 장치를 고안해내기도 했지만 FAA는 이 계획을 더 이상 진척시키지 않았다. 보안기술 전문가인 체트 우버는 이에 대해 "FAA는 안전보다 상업성을 우선했다"며 "이는 지금껏 심각하게 고려되지 않은 심각한 위협"이라고 경고하는 한편 이같은소형전자제품이 확실히 안전하다고 판명되지 않는한 모든 민간항공기에 전자제품을 반입할 수 없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리 AFP=연합뉴스)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