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9일 미국의 군사 행동으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이 붕괴된 이후 어떤 정권이 들어서야 하는 지에 대한 문제는 국제 사회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유럽연합(EU) 순번제 의장국인 덴마크의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후세인 정권을 누가 대신할 지를 결정하는 것은 미국의 책임이 아니라 전세계의 책임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한 유럽외교관이 전했다. 유럽연합 내 또다른 나라 관계자도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정부가 축출된다면 "국제사회가 그 다음 일을 결정하는 것을 도와야만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미국이 군사 행동을 통해 이라크 정권의 변화를 모색하는 데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주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 러시아, 중국 지도자들과 전화통화를 한 데 이어 이날은 코피 아난 사무총장,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 아흐메트 네스테트 세제르 터키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고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이 설명했다. 아난 총장은 이날 미국의 이라크 공격 결과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것은 "예측하기 어렵다"며 부시 대통령이 오는 12일 유엔총회에서 연설할 때까지 기다릴 것을 국제사회에 권고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이날 부시 대통령의 12일 유엔총회 연설에 대비해 지난 4-5일 영국 서리에서 개최한 회의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번 회의는 미국이 이라크의 정권 변화를 위해 이라크 야당을 지원하는 일련의 워크숍과 세미나 중 하나로 25명 이상의 이라크 야당 인사를 비롯해 지식인과 쿠르드 독립주의자들이 참석했다. (유엔본부.워싱턴 AFP.UPI=연합뉴스)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