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융 중심지인 월스트리트는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의 통치 성적을 'C'로 비교적 낮게 평가하고 있다고 CNN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라크 공격에 대한 부시 행정부 내부의 혼선과 부시 대통령의 망설임은 시장의 신뢰를 상실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시장은 무엇보다도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는 속성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방송은 부시 대통령이 전날 이라크 문제에 대해 핵심적인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이에 따라 시장은 이라크 공격이 이제 시간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에 대한 공격을 개시하기에 앞서 의회의 승인을 얻고 이번주말에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만나 이 문제를 협의할 것이며 오는 12일 유엔에서이라크 문제에 대해 설명할 계획을 밝힘으로써 이 문제에 대한 불명확성을 제거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미국의 연구 그룹 찰스 슈왑의 그레그 발리어 이사는 "시장은 불명확성을 싫어한다는 투자 격언이 있다. 부시 행정부는 그 동안 이라크 문제에 대해 내부적으로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 불명확성을 증가시키는 어리석음을 범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은 이라크 문제 이외의 부시 행정부의 불명확성으로 다음의 사례들을 지적하고 있다. -기업 윤리문제: 부시 대통령은 지난 6월 월드컴의 회계부정 사건이 발생했을당시 이 문제에 대해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7월 한연설에서 기업의 책임을 강조했으나 이는 투자자의 기대에 못미치는 솜방망이 질책이라는 비판을 받았으며 이에 따라 부시의 연설 직후 다우 지수는 178포인트나 하락했다. -무역문제: 대부분의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은 부시 대통령이 지난 3월 철강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 결정은 실수라고 비난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결정은 비효율적이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미국의 철강산업을 보호하는 우를 범한 것이며 자유무역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질 경제 위기: 투자자들은 이미 지난 7월부터 브라질 경제의 파산 위기가미국의 경제침체를 더욱 심화시킬 것을 우려했으나 폴 오닐 미국 재무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반대했다. 그 후 위기가심화되면서 오닐 장관은 기존의 입장을 뒤엎고 구제금융을 제공할 수 밖에 없었다. -경제토론: 부시 대통령은 휴가중인 지난달 텍사스 목장 인근 웨이코에서 긴급경제회의를 소집했으나 특별한 합의를 도출해 내지 못했으며 특히 이 회의에 참석한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은 무성의한 태도로 비난을 샀다. -재정적자: 지난달 예산위원회는 올해 재정적자가 1천570억달러에 달할 것이며현재의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오는 2005년까지 재정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밝혔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지난 90년대초 정부의 재정적자 해소 노력이 미국 경제의 장기 호황을 뒷받침한 것으로 믿고 있다. 부시 행정부의 재정적자 해소를 위한전략 부재는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발리어는 이제 이라크 문제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은 월스트리트의 지지를 얻고 있으나 경제 문제 대한 의구심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분석가들은 재정적자는 예산위원회의 예상보다 더 늘어날 것이고 미국은 철강관세, 농업법안, 교토의정서 등의 문제로 인해 우방국 및 무역 파트너들과 갈등을빚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송병승 기자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