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은 전국에 급속히 보급되고 있는 인터넷을 효율적으로 통제함으로써 당분간 인터넷을 통한 급속한 정치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는 최근 중국 정치변화와 인터넷과 상관관계를 연구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 당국의 반체제 소탕작전이 사이버공간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결국 인터넷이 중국의 정치변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혁명적이 아닌 점진적으로 변화는 진화론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면서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국제안보국방정책센터와 아시아태평양정책연구소가 작성한 이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엄격한 정부규제, 감시, 체포, 장비압수 그리고 정보원 이용 등 "레닌식 수법"을 동원해 인터넷을 통한 반체제 활동을 성공적으로 진압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중국 정부가 수백 통의 스팸메일로 반체제 인사의 e메일을 파괴하고 반체제 인사를 비방하는 글을 유포하는 등 인터넷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기까지 한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는 1997년 10월 100만명에서 올해 1월 3천300만명으로 급속히 증가했으며, 반체제 인사들은 반정부적인 내용이 담긴 스팸메일을 통해 이른바 '인터넷 게릴라전'을 전개해왔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는 특히 이들 반체제인사들이 지난 1999년 4월에는 무선전화기와 인터넷공지만으로 법륜공 지지자 1만-1만5천명의 시위를 이끌어냈으며, 해외로 망명한 반체제 인사들도 관련 사이트 등을 만들어 반정부 투쟁에 앞장서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 다수가 고학력의 젊은 세대로 국한돼 있고 인터넷을 발달로 반체제 단체 내부에서조차 각기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반정부 활동이 난관에 처해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이같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중국내 인터넷 사용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정부가 정보를 통제하기 힘들어질 것이며 이로 인해 반체제인사들의 활동입지가 커지고 사회가 다극화돼 결국엔 민주주의 달성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