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의장국인 덴마크의 퍼 스티히 묄러 외무장관은 2일 중동국가 순방에 나서 EU가 마련한 중동평화안에 대한 걸프지역 국가들의 지지를 촉구했다. 묄러 외무장관은 이날 사우디 아라비아의 홍해 연안 도시 지다에서 걸프협력회의(GCC) 6개 회원국 외무장관들과 회담을 열어 팔레스타인이 EU의 중동평화안을 지지하도록 걸프국가들이 압력을 행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묄러 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에게 "EU가 마련한 (중동) 평화 구도에 대해 설명했다"며 "그들은 이를 분석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폭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았으나 주요 내용에 대해서는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GCC 외무장관들이 3년 간 단계적으로 시행될 평화계획이 앞당겨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묄러장관은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사우디 왕세자와의 회담에서도 "EU평화안에 반대하지 않으며 잘 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묄러장관은 이와 함께 석유부국인 GCC회원국들이 팔레스타인 원조자금을 늘리도록 촉구하고 올 가을 원조국 회의를 개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발표된 EU 평화안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중동평화계획에 기초한 것으로 오는 2005년까지 3단계에 걸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창설하는 내용이다. 평화안은 우선 첫 단계로 내년 1월 팔레스타인 총선에 앞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에 안보협정을 체결하고, 2단계로 2003년 임시 국경선을 갖는 팔레스타인 국가를 창설하며, 마지막 3단계로 최종 국경선을 갖는 팔레스타인 국가를 2005년까지 창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묄러 장관은 이날 사우디를 방문한뒤 이집트로 이동했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도 들러, 본격적인 중동평화 외교를 펼칠 계획이다. 아흐메드 마헤르 이집트 외무장관은 2일 묄러 장관 방문에 앞서 EU평화안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제다.카이로 AFP=연합뉴스) h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