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유엔의 무기사찰 재개를 허용할 수 있다는 이라크의 제안을 일축하면서 행정부 내 이라크 공격에 대한 불협화음은 없다고 2일 밝혔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매일 이라크로부터 다른 이야기를 듣고 있다. 그들은 신뢰의 역사를 갖고 있지 않다"며 이라크의 무기사찰재개 수용에 관한 발언을 평가절하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또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딕 체니 부통령 그리고 콜린 파월 국무장관 사이에 무기사찰단 복귀 문제를 둘러싸고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헛된 소동'이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그는 부시 대통령이 미국의 일방적인 행동을 반대하는 동맹국과 중동국들의 입장을 무시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전세계 차원의 지지를 확보하는게 필요하다는 파월 장관의 입장과 맥을 같이 하고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구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타레크 아지즈 이라크 부총리는 현 사태의 포괄적인 해결책의 일환으로 "유엔 무기 사찰단의 복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미국과의 대치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구정상회의가 열리는 요하네스버그를 방문 중인 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날 회동에서 이라크에 무기사찰 허용 압력을 강화하고 미국에 대해서는 군사행동보다 외교적 해결을 선택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고 장치웨(章啓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말했다. 페터 슈트루크 독일 국방장관도 n-TV와 회견에서 미국이 이라크에 대해 일방적인 공격을 감행할 경우 쿠웨이트에 주둔 중인 독일군을 철수할 방침임을 강조했다. 슈트루크 장관은 자국군의 안전을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양국 관계가 악화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독일은 52명으로 구성된 핵 및 생화학(NBC)전 전문 특수부대와 NBC 무기 탐지기를 갖춘 장갑차 6대를 9.11테러 이후 쿠웨이트에 파병, 주둔시키고 있다. 이밖에 걸프협력협의회(GCC) 외무장관들이 미국의 이라크 공격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에 모인 가운데, GCC 의장국인 오만의 유세프 빈 알라위 외무장관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세계를 혼돈에 빠뜨릴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알라위 외무장관은 개막연설에서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경우 심각한 반미감정이 유발되고 아랍과 이슬람국가의 보복과 폭력을 조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GCC회원국인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아랍에미리트연합 등은 개별적으로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네빌레 아일랜드.요하네스버그.베를린 AP.AFP=연합뉴스)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