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 부주석이 지난 2일 TV로 방송된 연설을 통해 자신이 국가 통솔권을 승계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 인터넷판이 3일 보도했다. 후 부주석은 자신이 학장으로 있는 중앙당학교에서 행한 이날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으며 중국의 TV 뉴스는 가장 긴 시간을 할애, 이를 집중보도했다고 신문은전했다. 후 부주석의 이번 연설은 그의 국가 주석직 취임이 예상되는 제16기 전국대표대회 개최 일정(11월8일)이 발표된 지 1주일만에 이뤄진 것이다. 후 부주석은 지금까지 장쩌민(江澤民) 국가 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의 후계자로인식돼 왔으나 최근 장 주석이 당 총서기직을 유지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관측이제기되면서 권력승계 과정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후 부주석은 그러나 과거 정치적 라이벌이자 장 주석의 측근인 쩡칭홍(曾慶紅)당 중앙조직부장 겸 정치국 후보위원이 배석한 가운데 행한 연설에서 자신의 권력승계를 암시하고 나섰다고 FT는 강조했다. 현지 외교관들은 쩡 부장의 배석은 두사람간 화해의 신호라고 분석했다. 후 부주석은 권력승계를 둘러싼 당내 불화가 팽배한 것으로 외부에 비쳐지는 현실을 의식한 듯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11월 전국대표대회에서 마오쩌둥(毛澤東) 사상, 덩샤오핑(鄧小平) 이론에 이어 공산당 당장(黨章)에 수록될 장 주석의 `3개 대표' 이론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FT는 장 주석 정치철학의 당장 수록은 곧 장 주석의 경력상 승리일 뿐만 아니라자신의 유산을 확고히 하는 것이며, 당 최고직을 비워도 됨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정상기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