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는 28일 미국과의 전쟁 위기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아직도 남아있다며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거듭 촉구했다. 시리아를 방문중인 타하 야신 라마단 이라크 부통령은 "우리는 아직 대화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지 않지만 미국의 압력때문에 그 가능성이 봉쇄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라마단 부통령은 또 이라크는 "미국의 공격 위협을 농담으로 간주하거나 운명론적으로 받아들이지도 않는다"면서 "우리는 누구나 자위권이 있다고 믿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침략자들은 반드시 분쇄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다수 아랍 지도자들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제거하기 위한미국의 공격이 역내에 위험한 선례를 남기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위협이 이라크를 직접 겨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체 아랍국들에 대한 위협이라는 공감대가 아랍권에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라마단 부통령은 아랍권에 이라크 공격 반대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역내 순방외교의 일환으로 사흘간 시리아를 방문중이다. 그는 전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대통령과도 만나 미국의 군사위협에 맞서 공동 대응책을 논의했다고 시리아 관영 SANA통신이 전했다. 한편 모하메드 무스타파 미로 시리아 총리는 미국과 이라크간 전쟁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선 유엔이 이라크와 대화에 나서고, 유엔결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라크와 시리아는 집권 바트당의 헤게모니를 둘러싸고 역사적으로 대립해왔으며 특히 1991년 걸프전때 시리아가 미국의 주도의 다국적군을 지지하면서 관계가 더욱 악화됐다. 그러나 최근들어 양국 관계가 급속히 회복되고 있으며 이라크산 원유의 밀거래를 둘러싼 경제교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대규모 경제 사절단을 이끌고 다마스쿠스를 방문한 라마단 부통령은 29일 시리아와 경제, 무역, 교육, 보건, 환경분야의 협력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