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중국 주석겸 공산당 총서기가 오는 11월8일로 예정된 제16기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6大)를 앞두고 진보와 보수 양측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개혁 성향의 진보파와 강경 공산주의자인 보수파는 장주석의 치적과 기업가의 공산당 입당 결정 등 다방면에 걸쳐 집중 포화를 퍼부으면서 장의 권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진보파의 공격 선봉은 지난 1989년 텐안먼(天安門) 민주화요구 시위에 대한 부적절한 대처로 숙청당했던 자오쯔양(趙紫陽) 전(前)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비서였던 바오 퉁(鮑동)이 맡았다. 당국의 엄격한 감시아래 있는 바오는 15쪽짜리 장문의 격문에서 장 주석이 이끈 공산당은 수백만 실직 근로자와 유랑 농민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자본가 위주의 경제성장을 추진해왔다고 지적했다. 격문은 기업을 경영하는 기업가의 활약이 눈부신 것은 사실이지만 공산당이 이들을 권력의 핵심에 끌어들이면 힘없는 인민의 이익을 누가 대변하느냐고 항변했다. 인민의 적으로 치부되던 자본가의 공산당 입당을 허용한 장 주석의 3개 대표론을 비판한 것이다. 보수파는 두개의 서한으로 장 주석 공격에 나섰다. 후진타오(胡錦濤)국가 부주석의 후견인격인 원로 송핑(宋平)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한 서한은 장 주석에게 권력 퇴진을 촉구했다. 장주석은 당초 16大에서 국가주석직과 당 총서기직을 후 부주석에 물려주고 일선에서 은퇴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들어 장 주석의 측근들이 그의 권력 유임을 촉구하고 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3명의 학자가 작성한 다른 하나의 서한은 한 잡지에 실린 기고문 형식으로 장주석은 1990년대 경제성장을 이룩했으나 이는 실업 및 지역 안배를 고려하지 않은 불균형적인 성장으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꼬집었다. 진보.보수 양 진영은 모두 공산당 실권에서 밀려나 있어 이들의 공격이 있다고 해서 자본가의 당 영입 등 16大의 주요 정치일정에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의 요구에는 소외 계층의 분노를 대변하는 물밑의 정치적 동요와 불안이 담겨져 있어 주목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대 기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