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 크로포드 목장에서 여름 휴가에 돌입한 이래 매주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지방순시에 나서 전국을 누비며 국민과 대화에 나서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휴가 행보는 대부분 11월 5일로 예정된 중간선거 승리에 맞춰져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부시 대통령은 마치 11월 중간선거 기선 제압을 위해 한손에 "칼"을, 그리고 다른 한 손에는 돈"을 거머쥐고 정국을 누비는 듯한 모습이다. 부시 대통령은 여름 휴가후 지금까지 50개주 가운데 거의 10여군데를 방문해 각종 정치, 경제, 사회와 관련한 국정행사를 주관하면서 낮에는 "미국은 전쟁 중"이라며 한 손에 "칼"을 들고 이라크를 겨냥한 테러전 결의를 소리높여 외치고 있다. 동시에 부시 대통령은 밤에는 중간선거에 출마하는 공화당 후보들을 위해 정치행사와 선거자금 모금 리셉션에 참석해 거액의 돈을 모아 중간선거 승리를 위한 정치자금 모금을 지원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 연설의 단골 메뉴는 `21세기 새로운 전쟁론'으로 미국 본토방어와 테러응징, 민주자유수호를 위해 선제 공격을 단행해서라도 "칼"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 부시 대통령은 24일 오리건, 캘리포니아주를 거쳐 3일간의 마지막 순방지역인 뉴 멕시코주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미국은 전쟁 중"이라며 "역사는 우리에게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 최악의 지도자들이 최악의 무기를 개발, 배치하는 일을 묵과하지 않겠다"며 특유의 무력강경론을 되풀이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런 다음 예외없이 당일 저녁에는 이 3개주 공화당 상하원, 주지사 후보들을 위한 선거자금 모금행사에 참석해 모두 460만 달러의 정치자금을 거둬들였다. 부시 대통령의 그 같은 정치행보는 휴가 직후인 지난 7일 첫방문지인 미시시피주 매디슨을 시발로 위스콘신, 아이오와주로 이어져 지금까지 계속되며 이번주로 예정된 오클라호마 및 아칸소주 순방 때에도 그대로 답습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포스트를 비롯해 CNN 방송 등 미국 주요 언론매체들은 25일 일제히 부시 대통령의 휴가정국을 활용한 선거자금 모금 지원을 집중 부각하면서 중간선거를 앞두고 테러전 결의와 선거자금 모금에 주력하는 부시 대통령의 행보에 초점을 맞춰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19개월 동안 약 1억 달러의 선거자금을 모은 것으로 추산돼 워싱턴 정가에서 선거자금 모금의 '귀재'로 통할 정도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