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두번째로 큰 거대 호수 둥팅(洞庭)호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둥팅호 제방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특히 최고 수위에 달한 창(長)강의 큰 물이 25일 둥팅호로 전격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창강과 둥팅호 접경지역의 마을 도로가 이미 침수되기 시작했다. 또 앞으로 며칠간 창강 유역에 추가로 비가 쏟아질 것이라는 기상예보까지 나오고 있어 창강 중하류지역 주민 2천만명의 안전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중국 후난성 성도인 창사(長沙) 홍수통제본부는 이날 둥팅호 수위가 시간당 1㎝씩 높아져 현재 위험수위를 3m나 넘어선 35m에 육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수통제본부는 그러나 24일부터 물이 불어나는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면서 둥팅호 범람이나 대홍수 등의 대형 재난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중국의 한 고위 당국자는 앞으로 며칠간 둥팅호 일대에 추가로 비가 내린다는 기상예보가 나와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이에 대해 공아이린 후난성 정부 대변인은 "이번에 내릴 비는 집중호우도 아니며 따라서 둥팅호 수위에는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 대변인은 "그러나 둥팅호 수위가 위험수위를 초과하는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제방 속에 계속 물이 스며들어 제방이 서서히 붕괴할 것"으로 우려했다. 그러나 홍콩의 명보(明報)는 창강에서 흘러 들어오는 큰 물이 25일 둥팅호에 전면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함에 따라 둥팅호 제방붕괴의 위험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창강의 큰 물이 이날 둥팅호를 통과해 26일에는 우한(武漢)에 도달하며 저우장(九江)을 거쳐 난징(南京)을 통과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이에 따라 후난성 주민들과 군인 100만명은 둥팅호 주변을 완전 포위하고 누수지점을 틀어막거나 제방에 모래부대를 쌓아올리며 홍수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둥팅호 제방 보강작업대의 한 팀장은 "밤을 새워가며 제방 곳곳의 구멍을 막고있다"면서 "제방이 붕괴할 경우 우선 10만명을 긴급대피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둥팅호 인근 마을에서는 주민들이 떼를 지어 노래를 부르거나 노점상들이 야채나 물고기를 파는 등 홍수 위기에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언론들은 지난 11일부터 내린 폭우로 후난성 일대 339개 마을과 5개 현이물속에 잠겼으며 후난성 주민 60만여명이 긴급 대피길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한편 신화통신은 후난성 북부인 후베이(湖北)성 성도 우한(武漢)에서도 양쯔(揚子)강이 범람할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비상사태가 선포됐다고 보도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