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포드 목장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는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출입기자들에게 불만을 털어놓았다. 부시 대통령은 그같은 불편한 심사를 직접 기자들에게 토로하지 않고 수행중인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대변인은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했다. 부시 대통령은 여름휴가 중인데도 경제포럼과 국가안보대책회의, 지방순시, 가뭄지역 방문을 통해 경제.안보.민생현안을 챙기며 민심 끌어안기에 나름대로 주력하고 있다. 그런데도 부시 대통령이 휴가중 백악관 출입기자들과 회견을 할 때마다 기자들이 다른 현안은 접어두고 이라크 개전 여부에 초점을 맞춰 질문공세를 퍼붓자 마침내 부시 대통령의 불만이 터진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국정 주요 현안이 한두가지가 아니고 그것도 별도의 국정 의제를 집중 논의하고 있다는 점을 번연히 알면서도 기자들이 이라크 문제만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다면서 "기자들이 어리석은 것같다"고 혹평했다고 한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23일 대통령 전용 공군1호기에서 수행 기자들에게 "언론이 최근 며칠 사이 초점이 틀린 의제에 취재를 맞추는 어리석음을 자초하고 있다"며 언론이 지나치게 이라크전에만 매말려 취재하는 바람에 국민의 주요 관심사인 다른 민생현안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고 파묻히고 있다고 불평했다고 워싱턴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일부 기자는 부시 대통령을 비롯해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행정부 수뇌부들이 잇따라 이라크에 대한 강경발언을 쏟아부어 놓고 정작 언론이 이를 집중적으로 다루자 불평한다며 일침을 놓았다. 일부 기자는 백악관 당국의 그 같은 불만 제기에 대해 앞뒤가 맞지 않은 언동이라며 오히려 언론이 백악관측에 충고가 할 게 적지 않다고 응수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