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9년에는 남극에도 인터넷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영국의 BBC 인터넷판은 21일 남극 빙하대륙을 횡단하는 장장 2천㎞ 길이의 광섬유 케이블을 설치, 남극에 인터넷을 가동시키는 `꿈의 대역사'가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남극대륙 사상 가장 극적이고 도전적인 공사로 평가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설계와 건설에만 수년이 걸리겠지만 남극의 통신상황을 혁명적으로 바꿔놓을 것으로 평가된다. 남극은 지구정지 궤도상에 있는 통신위성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약점을 지닌 지구상 유일한 거주지역으로 그동안 남극기지와의 통신은 심각한 제약을 받아왔다. 미국국립과학재단(ANSF)은 최근 관련업계에 대해 오는 2009년 완공 목표인 남극광케이블 프로젝트의 입찰에 참여해줄 것을 권고했다. 남극의 불편한 통신상황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이 프로젝트를 위해서는 우선 영구적인 대용량 광케이블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데이터 연결이 가능하지면 남극의 주요 기지에서 고속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과학자들은 데이터를 전송하고 세계 각지의 연구자들이 멀리서 남극의 과학실험을 원격 통제할 수도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처음으로 직접적인 전화 접촉이 가능해지며, 보다 나은 의료정보를 제공할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 사업이 성사되기에는 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우선 광케이블의 비용만 대략 2억5천만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케이블은 남극에서부터 프랑스 유인기지인 콘코디아지역(돔C지역)까지 연결되는데 케이블 거리만 1천670㎞에 달한다. 콘코디아지역은 남위 75도에 있으며 지구정지 궤도 위성과 직선을 이루는 곳에 있다. 케이블 설치 공사는 겨울철 혹한기를 피해 여름철 몇 달간 진행돼야 한다. 하지만 남극의 여름철이 얼마나 될지 몰라 정확한 공사기일을 장담할 수 없다. 여기에 얼음으로 뒤덮인 남극 대지의 특성도 공사의 난제로 꼽힌다. 빙하의 균열된 틈도 문제이다. 공사용 트랙터는 특수장비를 갖춰야 한다. 여기에 케이블은 당연히 영하 50℃ 이하의 얼음으로 뒤덮일 것이다. 가장 중요한 공사과제는 케이블 밑으로 떠다니는 얼음으로 인해 케이블이 받는 압력이나 변형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이다. 메인대 지구환경학과 고든 해밀턴 교수는 "얼음이 움직일 때마다 케이블이 팽팽하게 당겨질텐데 이 때 케이블이 얼지 않고 꺽이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