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훈 9단(46)이 '명예 본인방(本因坊)'으로 불리는 면도날 사카다 에이오(坂田榮壽·82)가 갖고 있는 타이틀 획득 및 우승횟수 최다기록인 64승의 타이기록을 세웠다. 조 9단은 17일 도쿄에서 열린 제35회 조기(早碁)선수권전에서 이시다(石田) 9단을 제압,지난 73년 제5기 신예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이래 통산 64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그는 전인미답의 10연패를 포함한 본인방 12번 우승,명인(名人) 9번 우승,기성(碁聖) 8번 우승 등의 위업을 달성해 왔다. 올해는 왕좌(王座)전의 타이틀 방어와 기성전 도전을 앞두고 있다. 조 9단은 "사카다 선생의 시절과 비교할 때 기전(碁戰)의 수가 엄청나게 차이 나 비교할 수는 없지만 존경하는 선생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돼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타이틀 획득과 우승의 스피드가 늦어져 이제 더 이상 (우승을)따낼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부담이 솔직히 있었다"면서 "앞으로는 운이 좋은 것 말고도 실력으로 타이틀을 얻었다고 말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